
[마법의 말/호시노 미치오] 8장 두 개의 시간, 두 개의 자연(2/3)
일본어 강독팀(매주 월 오후 4시-6시)에서 읽은 호시노 미치오의 『魔法のことば―自然と旅を語る』 를 연재합니다.
아래는 이한정 선생님의 진두지휘 아래 김완수 선생님, 이종호 선생님, 오선민 선생님, 임영희 선생님, 권수현 선생님, 조혜영이 함께 번역했습니다.
저는 알래스카에 18년째 있는데요, 제일 처음에 알래스카에 왔을 때는 여기서 5년 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5년간 알래스카에서 사진을 찍고 다른 테마로 다음 나라에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결국 18년이나 알래스카에 있습니다.
왜 이 정도로 알래스카에 매료당하고 있는지 생각하면, 역시 거기에 사람의 삶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알래스카가 단지 대단한 자연이었다면, 저는 이 정도로 오래 알래스카에는 있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는 에스키모나 인디언이라고 하는 네이티브 사람들의 삶이나, 백인의 삶이 확실하게 있고 그렇게 여러 사람들과 만나는 중에 알래스카에 매료되었지요.
알래스카에 있을 때 늘 제 안에 ‘몇 백 년 전에 여기에 왔더라면’ 하는 생각이 항상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백 년 전이었다면 훨씬 더 자연과 일체가 된 삶을 볼 수 있었겠지 하는 생각이지요.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보면, 알래스카의 경우 2세대, 3세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어딘가의 신화와 같은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이지요. 알래스카에 가기 전에는 인간이 갖고 있는 역사에 대해 흥미가 없었지만, 알래스카에 가서 역사라고 하는 것을 몹시 느끼게 되었지요.
저는 베링해협이 계속 신경이 쓰였는데요, 베링해협은 예전에는 연결되어 있었지요. 유라시아대륙과 북미대륙은 옛날에는 연결되어 있었고, 에스키모나 인디언도 원래는 유라시아대륙으로부터 알래스카로 온 것이지요.
저는 거기서 자주 에스키모나 인디언으로 착각되는 일이 있었고, 알래스카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도 착각할 정도였지요. 얼굴형 등도 조금 더 동그래서 아주 닮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19살에 처음 알래스카에 왔을 때도, 에스키모인들이 저를 ‘에스키모 보이, 에스키모 보이’라고 부를 정도로, 대개 어떤 마을에 가도 처음으로 듣는 것은 ‘어느 마을에서 왔는가’라는 말입니다. 처음 간 인디언 마을에서, 어떤 가족이 저를 비행장까지 마중 나올 예정이었는데요. 비행기가 온다는 것은 그들에게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마을 사람이 비행장에 모인 겁니다. 저는 비행기에서 내려서 짐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벌써 아무도 없었지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스스로 그 가족의 집으로 가서 들어봤더니, “계속 일본인이 내리기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끝내 내리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그런 경험은 정말 많이 있어서, 이전에 알래스카 철도를 타고 있을 때 저의 뒷자리에 에스키모 어린이가 두 명 앉아 있었고 도중에 일본인 어린이가 배낭을 짊어지고 탔던 것이죠. 제 쪽으로 오는데 “아, 오네” 라고 생각하자 저를 통과해 지나가서 뒤의 에스키모에게 “일본인입니까?”하고 물었습니다.
그런 일을 몇 번 경험하는 가운데 ‘나는 역시 그들과 같은 몽골로이드로구나’라고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엉덩이가 파랬고 에스키모나 인디언인 경우에도 몽고 인종의 파란 반점을 갖고 태어나니까 그런 일을 생각하면 같은 민족이라는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알래스카에 살고 있어도, 저와 백인과의 거리보다 저와 에스키모나 인디언과의 거리 쪽이 가깝게 느껴집니다.
겉모습 이외에 부끄러움이 많은 쪽도 매우 닮아 있지요.
일본에서도 자주 손님이 집에 왔을 때에 어린 아이가 부끄러움이 많아서 숨어서 이쪽을 보고 있거나 하는데 그들에게도 그것과 비슷한 감각이 있습니다. 대수롭지 않은 일인데, 저는 매우 안심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되돌리자면 그런 식으로 알래스카의 과거를 생각할 때 제 속에서 언제나 하나의 축이 된 것이 베링해협입니다. 그래서 베링해협이 이어져 있던 시대는 언제쯤일까 생각했을 때 18000년 전이라는 숫자는 알고 있어도 느낌으로는 잘 감이 오지 않는 것이지요. 그러나 인간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에 인간 일생의 반복을 기준으로 한 대 한 대 거슬러 올라가면 사실은 그렇게 멀지 않은 거예요.
일본에서 생각한 경우 조몬시대를 우리는 먼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지만 저의 선조를 일렬로 늘어놓아 보면 조몬시대의 선조도 대개 얼굴 형태는 그만큼 변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알래스카에 있으면 그런 자신들이 더듬어 온 역사와의 거리가 가까움을 실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강하게 느낀 것은 몇 년 전에 베링해에 해마의 촬영을 갔을 때의 일입니다.
에스키모와 함께 해마를 잡으러 갔었는데 날씨가 안 좋아서 1개월 정도 기다려도 좋은 바람이 불지 않고 유빙이 빽빽이 차 있었기 때문에 사냥에 나갈 수 없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5월이 되어 유빙이 녹을 때에는 이미 늦어서 그 해에는 해마가 별로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가족이 어떻게 할지 봤더니 “시베리아 본토로 잡으러 간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농담인가 생각했는데 그 가족의 아버지가 매일 아침 시베리아 쪽을 보고 있었습니다. 물결의 잔잔함을 보고 있던 것이지요. 그로부터 열흘정도 뒤에 정말로 베링해를 넘어서 시베리아에 가게 되었고 물론 국경선을 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인 것이었지만 “당신도 올래요?”라고 물어서 가기로 했던 것입니다.
그날 아침, 보트를 타고 세인트로렌스 섬을 나갔습니다. 섬이라고 해도 작은 섬인데 섬 모양(島肌)이 보이지 않게 되면 우리는 완전히 베링해의 한복판에 있는 거예요. 나아가는 도중에 점점 안개가 끼고 시야가 안 좋아지다 그 서너 시간 후에는 날씨도 나빠져서 이거 위험하네, 하고 걱정했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안개가 걷히고 수평선 너머에 시베리아의 산이 보였습니다. 그 때 ‘이렇게 가까운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말이 안 나왔다고 할까, 처음으로 베링지아를 느꼈습니다. 요컨대 유라시아와 북아메리카가 예전부터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 것을 제가 몸으로 느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바다가 매우 얕은 거예요. 베링해협의 가장 좁은 곳의 평균수심은 60미터 정도밖에 안 됩니다. 빙하기에 지구상의 수분이 점점 얼음이 되어서, 해수면이 100미터 이상 내려가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면 베링해에 초원이 있었다는 것을 역사상의 수기(手記)가 아니라 정말 몸으로 느끼는 일이 가능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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