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말/호시노 미치오] 1장 졸업하는 너에게 (1/2)
일본어 강독팀에서 호시노 미치오의 『魔法のことば―自然と旅を語る』를 읽고 번역한 내용을 차례로 싣습니다. 이한정 선생님의 진두지휘 아래 김완수 선생님, 이종호 선생님, 오선민 선생님, 임영희 선생님, 권수현 선생님, 조혜영이 함께 번역했습니다.
『魔法のことば―自然と旅を語る』
■ 목차
서문 / 호시노 나오코(星野直子)
1장 졸업하는 너에게
2장 알래스카에 매료되어
3장 순환하는 계절과 살아가는 사람들
4장 진짜 야생
5장 오로라 아래에서
6장 남동 알래스카와 혹등고래
7장 아무도 없는 숲에서
8장 두 개의 시간, 두 개의 자연
9장 백 년 후의 풍경
10장 인디언들의 기도
제1장 졸업하는 너에게
나와 알래스카의 관계는 15년 정도 전에, 19세 무렵으로 거슬러갑니다. 여러분과 그렇게 나이 차이가 없지요.
나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이나 동물을 좋아해서, 읽고 있던 책이라는 것은 동물기나 탐험기가 많았습니다. 쥘 베른의 공상과학소설이나 아르세니프의 『데르수 우잘라』등으로 언젠가 자신도 이 이야기의 주인공들과 같은 일을 하고 싶다라고, 그런 것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꿈이라는 것은 성장과 함께 잃거나 더 다른 방향으로 흥미가 가는 것이 보통이지만, 나의 경우는 그다지 성장하지 않았던 것인지, 대학에 입학해서도 같은 것을 생각하다가 1학년 때 이미 알래스카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왜 알래스카인지 그 이유를 확실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쩐지 막연한 북극권의 자연에 대한 동경이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무렵에 알래스카의 자료를 일본에서 입수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워서 미국으로부터 몇 권인가 책이나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한 권이 사진집이어서, 매일매일 질릴 때까지 보았던 것인데 그때마다 아무래도 보지 않으면 마음이 개운치 않은 페이지가 있었습니다. 북극해에 떠 있는 작은 섬에 있는 에스키모 마을의 공중사진으로, 대단히 예뻤습니다. 마침 북극해에 일몰이 지는 시간에 비행기에서 촬영한 사진이었습니다.
왜 그렇게 그 사진에 매료되었는가라고 하면, 아무것도 없는 땅의 끝 같은 곳에도 인간이 생활하고 있는 것이 신비로웠습니다. 나도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도시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그런 장소에 사람이 살고 있다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가운데 이 마을에 가보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진의 설명서를 잘 읽으니, 마을의 이름이 영어로 쓰여 있어서 쉬스마레프라는 마을이었습니다. 지도를 펼치고 그 마을이 알래스카의 어디에 있는지를 찾았더니, 한층 더 그 마을에 가고 싶다라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가면 좋은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생각은 날마다 일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편지를 써보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주소도 알지 못하니 누구에게 보내면 좋은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서, 마을이라면 촌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전에서 찾아보니 ‘Mayor’라는 단어가 있어서 ‘대표자’라는 의미이지만 거기로 알래스카 마을 7개 장소의 ‘Mayor’ 앞으로 편지를 보냈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당신의 마을을 방문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아무것도 모릅니다. 일은 무엇이라도 할 테니까, 어딘가의 집에 있게 해주지 않겠습니까?’라는 내용을 서투르게 영어로 썼습니다.
하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지요. 주소의 받는 이가 엉망이기 때문에 절반 정도는 그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자 나도 그 편지에 관해서는 잊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반년 지난 어느 날, 대학에서 집으로 돌아오니 한 통의 국제우편이 도착해 있었습니다.
그것이 쉬스마레프라는 마을에 사는 에스키모 가족으로부터의 답장이었습니다. ‘돌봐줄 테니 이번에 오세요’라는 간단한 내용의 것이었지만 저는 너무 기뻐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까지 알래스카라는 나라는 참으로 먼 세계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때는 눈앞에 알래스카가 있는 듯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다음 해 여름에 알래스카에 갔습니다. 대학 1년 때입니다. 즉 2년 차의 일학년생이네요. 알래스카에 가고 싶다고 쭉 생각하고 있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낙제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에스키모 가족과는 한여름을 함께 생활했는데, 아주 귀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같은 집에서 살고, 같은 것을 먹고, 사냥하러 갑니다. 그 모든 것이 나의 학생 생활과는 전혀 다르고 진귀했기 때문에 재미있었습니다. 해마(sivuch; 러시아어)나 바다표범, 고래 등 먹은 적이 없는 것을 먹기도 하고, 어쨌든 즐겁고 즐거웠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3개월이 지나갔습니다.
이 경험 속에서 아주 좋았던 일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하나는 아까도 말했지만, 땅끝 같은 곳에 사람이 살고 이런 작은 마을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의 생활이 있고 가족이 있다는 것. 몇 달 있었을 뿐인데 나는 이 마을의 주인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 장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곳은 세계의 중심, 우주의 중심인 것이지요. 아주 단순할지도 모르지만 그런 생활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역시 매우 큰 자연을 봤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상상할 수 있는 큰 자연을 훨씬 초월한 큰 자연을 이 눈으로 보고 내 마음속에 새로운 바람이 불었던 것 같은,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매우 감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귀국해서 학생 생활로 돌아왔는데 머리가 멍해져 버리고 흥미가 없어져 또 낙제할뻔했습니다. 이때만큼은 어떻게 헤쳐나갔습니다만 그래도 알래스카에서의 일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었네요. 다시 한번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이번에 돌아갈 때는 여행자가 아니라 그 땅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살지 않는 한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지요.
대학 3, 4학년이 되면 동급생들은 취업 활동 등에 바쁘지만 나는 성장하지 않았다고나 할까, 어른이 완전히 되지 못했다고나 할까 그런 것들을 생각할 수가 없었습니다. 모두 회사방문을 하거나 취직에 관해 서로 이야기하고 있을 때 나의 마음은 전혀 다른 곳에 있어서 때때로 이런 식으로 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 무렵 나의 중학 시절부터의 친구가 산에서 조난을 당해 죽었습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함께 하려고 했던 친구가 없어져서 매우 쇼크를 받았지요. 그런데 자신의 장래에 대해 헤매고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 일이 기분상 전기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된 것이냐 하면 자신의 일생은 앞으로 쭉 계속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의식이 무너지고 어느 날 돌연 생각지 못했던 사고로 죽어버린다라고 하는 일도 있다고 깨달은 것입니다. 그래서 자포자기하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안 된다, 가능한 한 자신의 감정에 정직해지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나에게 있어서 마음껏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것은 다시 한번 알래스카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다나카 코조(田中光常)씨라는 사진가의 조수로 2년간 일했습니다. 그 사이에도 알래스카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만큼 큰 자연과 어떤 형태로 임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오래 일하는데도 착상이나 가벼운 테크닉만으로는 통하지 않는 느낌이 있고, 거기서 버팀목이 되는 것은 내가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대상에 대한 흥미 그것이 얼마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경제학부를 졸업했지만 새로 대학에 재입학해서 자연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알아보니 알래스카대학에 야생동물학부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조수 일을 끝내고 알래스카대학에 입학해 뿌리를 내리고 사진을 찍으려고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입학에 필요한 영어시험을 봤더니 점수가 30점 모자라 불합격 통지가 왔던 것입니다. 그래도 나는 알래스카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정말로 하고 싶다고 강하게 생각하는 것은 때로는 용기를 생기게 하는 것과 같아서 점수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대로 일본에서 출발해 알래스카로 가버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학부 교수께 직접 담판을 해서 ”점수만 부족할 뿐으로 1년 재수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미 알래스카에 오기로 결정했습니다“라고 말하자 그 교수도 좀 별난 사람으로 나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셔서 입학을 허가해주셨던 것입니다. 그게 1978년의 일이고 그대로 나는 알래스카로 이주해 살았습니다. 처음 2년간은 대학교에서 배우면서 촬영을 계속했고 지금도 1년의 대부분을 알래스카에서 촬영하며 살고 있습니다.
알래스카는 미국의 하나의 주에 지나지 않지만 매우 넓고 면적은 일본의 4배 정도입니다. 대부분 지역에는 길이 없어서 자기 발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스키를 타거나 카약을 사용하거나 때로는 비행기를 사용해서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렇게 거대한 자연 안에 있으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인간이란 얼마나 작고 보잘것없는 존재인가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알래스카 철도라고 하는 것은 실로 꿈이 있는 철도로 세계에서 오직 하나 플래그 스톱이 되는 철도인 것입니다. 플래그 스톱이라는 것은 어디서라도 탈 수 있고 어디서라도 내릴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여러분도 혹시 선로 옆에서 손을 흔들면 길고 긴 차량이 눈앞에서 서줍니다. 거기서 탈 수가 있고 내리고 싶은 곳이 설령 산속이더라도 내려줍니다. 어째서 이런 시스템이 필요하냐면 알래스카에는 여전히 황야나 숲속에서 개척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자기들의 물자나 가재도구 등을 이 철도에서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처음 내가 이 철도에 탔을 때 깊은 산속에서 갑자기 선 적이 있었는데 ‘왜 이런 곳에서?’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숲속에서 개를 데리고 큰 남자가 나와서 그 계절의 가재도구를 내렸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알래스카 철도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참으로 느린 철도이지만 매일 한 대만 달리는 이 철도가 나는 정말로 너무나 좋아서 매년 반드시 한 번은 탑니다.
그 외에 이동 수단으로는 카약이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내 카약은 접이식으로 두 개의 가방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입니다. 카약으로 하는 여행이 좋은 것은 물의 흐름에 따라서 갈 수 있는 것이 실로 자연스럽고 그래서 나는 아주 좋아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 좋은 것은 많은 짐을 싣고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카약의 앞과 뒤에 많이 싣습니다. 그리고 실으면 실을수록 안정됩니다. 물로 나가면 거의 수면과 같은 정도의 높이가 되어버리지만 그렇지만 정말 안정되어 있지요. 오히려 짐이 아무것도 없으면 안정감이 나빠져서 위험한 것입니다.
알래스카에는 무수히 많은 호수가 있어서 카약으로 이동하기에는 좋은 곳입니다. 알래스카의 사람들에게 있어서 ‘놀다’라고 하는 것은 자연과 어떻게 상대할까 하는 것이지요. 일본과 같은 도시와는 달라서 물건이 넘치는 세계가 아니기에 자연이야말로 알래스카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놀이터입니다. 불편한 것뿐입니다만 그 불편함이 꽤 괜찮은 것이지요. 여름은 백야의 계절이므로 아이들도 밤낮없이 놉니다.
글레이셔만이라고 하는 알래스카의 남쪽에 펼쳐지는 많은 빙하가 바다로 완전히 흘러들어오는 지역이 있습니다. 언뜻 보면 물은 따뜻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너무나 차가워서 그 바다에 떨어지면 15분 안에 죽게 됩니다. 언젠가 1개월 정도 카약을 저으면서 이 지역으로 들어갔었는데 그것은 단 하나밖에 없는 방법이었지요. 왜냐하면 많은 빙하가 육상을 가로막고 있어서 물 쪽으로부터 여행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습니다.
글레이셔만은 빙하가 언제나 무너져 내려서 그 모습은 정말로 지구가 움직이는 것 같은 굉장함이었습니다. 카약에 타고 있을 때 가장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이 빙하가 무너져 내릴 때입니다. 빙하가 무너져 내리면 작은 해일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무서운 것으로 빙하를 조심하면서 물에 빠지지 않도록 언제나 흠칫흠칫하면서 카약을 저었던 것을 자세히 기억합니다. 한번 빙하 근처를 젓고 있을 때 빙하가 갑자기 무너져 도망치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큰 파도가 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파도를 향해서 카약을 수직으로 하여 기도하는 것처럼 해서 파도를 넘었습니다. 그런 정말로 무서운 체험을 한 적도 있습니다만 그것도 한층 멋진 대자연인 것이지요.
이런 곳을 여행하고 있으면, 물을 얻는 것이 매우 힘들거든요. 그래서 빙하가 이때 귀중한 물이 됩니다. 빙하를 피켈로 부셔서 불로 끓이면 물로 되돌리지만, 이것은 잘 생각하면 매우 로맨틱하지요. 빙하라는 것은 수천 년이나 전에 산 위에 내린 눈이 압축되어 얼음이 되고, 빙하가 되어 또 긴 시간에 걸쳐 흘러나와 그래서 바다에 무너져 떨어지기 때문에. 그 물을 마시고 있다라는 것은 역시 꽤 좋은 기분이고, 매우 큰 시간의 흐름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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