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말/호시노 미치오] 2장 알래스카에 매료되어(1/3)
[일본어 강독/마법의 말/호시노 미치오] 2장 알래스카에 매료되어(1/3)
일본어 강독팀에서 호시노 미치오의 『魔法のことば―自然と旅を語る』를 읽고 번역한 내용을 차례로 싣습니다. 이한정 선생님의 진두지휘 아래 김완수 선생님, 이종호 선생님, 오선민 선생님, 임영희 선생님, 권수현 선생님, 조혜영이 함께 번역했습니다.
『魔法のことば―自然と旅を語る』
■ 목차
서문 / 호시노 나오코(星野直子)
1장 졸업하는 너에게
2장 알래스카에 매료되어
3장 순환하는 계절과 살아가는 사람들
4장 진짜 야생
5장 오로라 아래에서
6장 남동 알래스카와 혹등고래
7장 아무도 없는 숲에서
8장 두 개의 시간, 두 개의 자연
9장 백 년 후의 풍경
10장 인디언들의 기도
제2장 알래스카에 매료되어
1996년 6월 9일 호시노의 출신지에 있는 지바현 이치가와시 동식물원에서 있었던 강연. 강연 타이틀은 「알래스카에 매료되어」.
2, 3년 전에 중학교 선생님을 하고 있던 친구로부터 뭔가 알래스카의 이야기를 해주지 않겠느냐는 부탁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교실에서 이야기하는 건가 생각하고 가볍게 승낙했습니다만 나중에 들으니 졸업기념 강연이라고 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건 해본 적이 없고 할 수도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직원회의를 거쳤다고 들어서 결국 700명 정도의 아이들 앞에서 이야기를 했던 것이지요.
그때 조그만 추억이 있어서, 마지막에 질문 코너를 마련했습니다만 역시 700명의 학생이 있는 중에 아이들이 손을 들고 질문하는 것은 상당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지요. 그러자 학년 중에 뇌성마비인 아이가 한 명 있었는데 그 아이가 손을 들었던 것입니다. 모두의 앞에 나와 마이크를 향해서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나중에 선생님이 그 아이가 모두 앞에 나와서 이야기할 거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아이가 어떤 질문을 했냐면 “사람과 곰 어느 쪽이 셉니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주위의 아이들은 웃었지만 실은 매우 심도 있는 질문으로 저도 조금 주춤주춤거리면서 대답한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히라타 초등학교를 나왔습니다만 이치가와에서 태어나 이치가와에서 자랐습니다.
저의 집은 모토야와타역 앞입니다만 내가 자랄 무렵은 지금처럼 여러 가지 것이 없어서 당시에는 밭으로 둘러싸인 곳이었습니다. 다만 이치가와라고 해도 역시 도쿄와 가까웠고 시골에서 자라지 않았기에 오히려 자연에 끌렸던 하나의 원인인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처음으로 ‘자연이란 대단하구나’라고 생각했던 것은 《치코와 상어》라는 영화를 봤을 때입니다. 옛날 초등학교 4, 5학년 때였다고 생각합니다만 모토야와타역 앞에 영화관이 있어서 칼싸움 영화를 좋아하여 자주 보러 갔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때 《치코와 상어》를 보았던 것이지요. 아마 아주 오래된 영화였겠지만 남태평양의 타히티를 무대로 한, 치코라는 현지의 소년과 상어 이야기였습니다. 그 영화가 굉장히 인상에 남아 있어서, 무엇이 인상에 남았느냐면 그 영화 속에 몇 번이나 나오는 남태평양 장면이었습니다.
“이런 세계가 있었다니”라고 그때까지 칼싸움 영화만 보고 있었던 것이 갑자기 그런 세계에 끌려서 굉장한 쇼크를 받았던 것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한번 그 영화를 볼 기회가 있었는데 매우 단순한 스토리로 그 당시 만큼의 감격은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로 이 영화를 어렸을 때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다음에 십 대 후반이 되자 본격적으로 자연에 끌렸습니다. 고등학교 끝 무렵부터 홋카이도에 대한 동경이 굉장히 강해졌던 시기가 있어서 그것은 정말 누구나 홋카이도를 동경하는 기분과 완전히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중에서도 매우 신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산을 좋아했기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부터 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그 무렵부터 역시 동물에 조금씩 흥미를 갖게 되었는데, 어느 시기에 불곰이 홋카이도에 살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신기했던 것이지요.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인데, 제가 도쿄에 살고 있는 똑같은 시간에, 홋카이도에서 곰이 호흡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신선하다고 할지 신기했던 것입니다. 홋카이도가 아니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런 생각이 북쪽 자연이랄까 그런 것에 대해 막연하게 매료되어 간 계기였지요.
그리고 그 홋카이도에 대한 동경이 북쪽의 알래스카로 완전히 옮겨졌던 것인데, 왜 알래스카였을까 지금 생각해 봐도 역시 대답을 잘 못하겠는데, 캐나다 북극권도 좋았고 시베리아도 좋았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제 마음속에서 정말로 막연하게 알래스카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는 알래스카에 관한 자료가 전혀 없어서, 우연히 발견한 알래스카 책에서 접한 마을에 편지를 보낸 일이 저에게는 큰 계기였습니다.
그때는 아직 19살 끝 무렵이었는데, 결국 여름 한 철을 알래스카의 정말로 작은 에스키모 마을에서 보냈습니다. 그 마을은 알래스카 중에서도 작아서 옛 흔적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는 마을이었는데, 그 여름 한 철의 체류가 저에게는 커다란 사건이었지요.
그 책은 사진이 많이 실린 영어책이었는데, 처음에 그 마을 사진을 책에서 보았을 때 먼저 그 사진에 매료되었지요. 정말로 작은 촌락이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세계에 외따로이 있습니다. 그걸 비행기에서 찍은 공중 촬영 사진으로, 마침 북극해에 석양이 내리는 걸 찍은 대단히 인상적인 사진이었거든요.
그 무렵은 알래스카에 갈 생각만 하던 시기라 매일 그 책을 보는 것이 즐거움이었고 그 페이지를 넘겨야만 직성이 풀렸습니다. 왜 그렇게 그 사진에 매료되었을까 생각해 보니, 역시 제가 살고 있던 이치카와(市川)는 도쿄와 그렇게 다르지 않고 도시에서 지내던 와중에, 어떻게 이런 곳에 사람의 생활이 있는 걸까 하는 것을 매우 신기해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실제로 그 마을에 편지를 써서 갈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여름 한 철을 보내면서 여러 일들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과 순록 사냥이나 바다에서의 사냥을 가기도 하거나 먹거리거나 사람들과 관계이거나, 매일매일 여러 새로운 일들이 있었습니다. 정말로 즐겁고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여름이었는데, 저에게는 위대한 여행이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은, 처음 사진을 봤을 때는 어떻게 이러한 곳에 사람이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생각했는데, 제가 2, 3개월 그 마을에서 지냈을 뿐인데 그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고나 할까, 그 마을 사람들과 관계하는 가운데서 제가 만약 그 마을에서 태어났다면 역시 이 마을에서 쭉 살다가 죽겠구나 하는 게 별로 이상하지 않게 느껴졌던 것입니다. 실은 그들은 매우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살고 있어서 어떤 땅에도 사람의 삶이 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것을 실감으로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아직 학생이었는데, 일본에 돌아가서도 역시 그 한 여름이 매우 인상에 남아 있어서 아무래도 멀어질 수가 없었지요. 하지만 그것이 제 안에서 어떤 식으로 정리되어 가고 있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그런데 21살 때에, 중학 시절부터의 친한 친구가 산에서 조난되어 죽어버렸습니다.
저의 친근한 사람이 죽는다고 하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역시 제 안에서 정리하고 싶다고 할까, 그 사고에 관해 제 안에서 결론을 내고 있지 않다는 기분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일 년간 여러 가지 생각하고 최종적으로 제가 내린 결론은 ‘좋아하는 일을 해나가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굉장히 큰 동기가 되었던 것이죠.
그 무렵부터 또 알래스카에 대한 생각이 제 안에 다시 한번 돌아와서, 알래스카에 다시 한번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짧은 시간이 아니고 그 땅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던 것이죠.
그래서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어 뭔가 자신의 장래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때에 막연하게 자연과 관계하는 일을 해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지금은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만, 그 당시는 카메라도 제대로 다뤘던 것이 아니고 사진을 보는 것은 좋아했지만, 스스로 사진을 찍는 일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다시 한번 저 장소로 돌아가자는 기분은 어떻게 해도 씻어지지 않아서 ‘그럼 사진을 해볼까’라고 생각한 것이죠. 동기는 대단히 불순하지만, 그런 식으로 저는 사진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사진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동물사진가의 조수를 2년간 했습니다. 당시는 알래스카에 가는 것만 생각했기 때문에 조수는 빨리 끝내고 알래스카에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조수를 해서 좋았다고 생각한 것은 그때까지 매일 알래스카의 일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았지만 그 2년간의 시기에 조금 머리를 식히고 현실적으로 어떻게 할까라고 차분히 생각하는 시간을 부여받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2년간 조수를 경험한 후 4, 5년 만에 알래스카로 돌아갔습니다.
그때에는 사진을 통해 알래스카의 자연을 찍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지만, 조수를 했다고 해도 정말로 짐꾼을 하면서 2년간을 보낸 것뿐이었으므로 실제로는 알래스카에 돌아가서부터 스스로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입니다.
게다가 알래스카의 자연은 대단히 크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좋을지 몰랐던 것이죠. 다만 가기 전부터 알래스카에서 하려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 빼곡히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하나하나 소화하고 있던 시기여서 사진을 찍는다라기보다는 알래스카의 자연을 직접 피부로 느꼈던 시기였습니다. 그러니까 맨 처음 3, 4년은 거의 사진을 찍을 수 없이 항상 륙색(sack)을 짊어지고 그냥 걸어다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나서 이미 13년이 지났는데 처음에는 5년 동안 알래스카에 있어서 그 5년 동안 했던 일을 모아 『알래스카』라는 사진집을 만들자고 정말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찍고 있는 사이에 그것이 점점 바뀌어, 5년이라는 시간은 얼마나 짧은가하고 생각하게 되었지요. 처음 5년이 순식간에 끝나 벌써 10년이 지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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