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9] 갇힌 여인 알베르틴

작성자
최수정
작성일
2024-07-29 16:37
조회
116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9>

2024.7.29. 최수정

 

갇힌 여인 알베르틴

 

 

프랑수아즈가 벽난로에 불을 때러 와서 불을 지피려고 나뭇가지 몇 개를 던지자, 여름 내내 잊고 있던 냄새가 벽난로 주위에 마법의 원을 그렸고, 그러자 그 냄새와 함께 과거의 기억이 떠오른다. 과거와 동일한 감각의 효능에 의해 마음속에서, 모든 자아를, 그 추억을 처음 체험했던 아이나 소년으로 돌아가게 했다. 밖의 날씨와 방안의 냄새만 변한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도 나이가 달라지고 사람이 바꾸었다. 차가운 공기 속 장작에 스며든 냄새는 과거의 일부인 듯했고, 고대의 겨울에서 떨어져 나온 눈에 보이지 않은 빙산은, 내 방을 거닐면서 여기저기 상이한 세월에서 온 듯한 향기나 빛의 줄무늬를 그려 넣었으며, 나는 이런 세월 속에 다시 잠기면서, 그것이 어느 해인지 알아보지 못한 채로 오래전에 포기했던 희망의 기쁨에 사로잡히곤 했다.(42~43)

 

갇힌 여인에서 마르셀에게 알베르틴은 언제나 발베크와 연결되어 있다. 알베르틴의 눈과 콧잔등은 언제나 온통 푸른빛으로 반짝이는 발베크의 바다가 살랑인다. 광활한 푸른 바다로 도주하면서 물방울을 튀기는 파도와 현기증 나는 태양을 떠올리게 하는 그녀는, 그러나 때로 이러한 환경에서 떨어져 나와 잠시 한 사람의 소유물이 되면서 별 가치가 없는 존재가 된다.

마르셀은 갇힌 여인처럼, 마치 그에게 속한 여인처럼, 언제나 동일한 활기 없는 평온함 속에 있는 그녀를 짜증스러워한다. 알베르틴에 관해서는 더 이상 알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낀다.

마르셀이 알베르틴의 눈에서 발베크를 보기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어떤 연결된 통일성을 말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무엇일까?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