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
유덕한 사람은 자유롭다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 유덕한 인간은 자신을 안다
오만은 악덕을 부른다. 오만은 타인이 나를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는 과대평가이고, 상상에 빠져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듯한 광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무지이다. 이러한 무지는 기쁨이 되는 경우와 슬픔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 기쁨에 도취하면 나에게 좋은 말을 하는 아첨꾼에게 사로잡히기 쉽다. 오직 그 방향으로만 귀가 열릴 가능성도 크다. 또한 오만이 가져오는 슬픔은 자기 비하로 이어진다. 스피노자는 자신을 적정 수준보다 하찮게 여기는 사람은 없지만, 타인이 나를 경멸한다고 믿거나 미래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 할 때, 수치심이 두려움에 압도될 때 인간은 자신을 하찮게 여기는 상태에 빠진다고 말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알 길이 없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평가에 대한 믿음은 추측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이 나의 행동에서 기쁨을 얻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상이다.(130)
이성에 반하는 오만과 자기 비하는 어디서 오는가? 스피노자는 자긍심을 인간이 자신의 코나투스 또는 능력의 힘, 즉 자신의 덕을 고찰할 때 경험하는 기쁨이라고 정의한다. [중략] 반면 겸손은 “자신의 무능, 즉 무력함을 고찰하는 데서 비롯되는 슬픔”이다.(128)
자유인은 자긍심이 있지만 그 자긍심은 표상이나 타인의 견해에 근거하지 않는다 자유인의 자긍심은 오직 내면에서 비롯된 것이며 자신의 능력, 특히 오성의 힘과 그것이 가져다주는 기쁨을 숙고하고 그 가치를 인식함으로써 얻은 것이기 때문에 이성적이다. 스피노자는 자긍심을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최고의 것”이라 부른다.(134)
이성적으로 유덕한 인간은 자신이 어떤 인간이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잘 알 수밖에 없다. 자유인은 자신의 능력을 언제나 바르고 정확하게 판단한다. 그는 자기 능력의 가치를 인정하지만 적정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자신에 대해 성찰함으로써 자신의 본성과 이성의 힘을 통해 자신이 정확히 얼마나 유능한지 알 수 있기에 이것은 즐거운 인식이다.(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