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
유덕한 사람은 자유롭다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 6. 정신의 힘에 관하여
아크라시아(고의로 그리고 자발적으로 더 나은 판단의 반대로 행동하는 상태, 의지박약, 자제력 부족)는 무엇이 최선인가에 관해 정확하게 형성된 이성적 판단의 정서적 힘이 너무 약해서 외부 원인이 생성한 다른 행동에 대한 욕망의 정서를 극복할 수 없을 때 나타난다. 144쪽
아크라시아는 정서끼리의 힘겨루기 문제다. 정서와 이성 또는 마음과 신체의 대결이 아니라.
의지는 지성과 마찬가리로 오직 사유의 어떤 양태일 뿐이다….. 따라서 유한한 것으로 인식되든 무한한 것으로 인식되든 간에 의지는 그것으로 하여금 실존하고 작업하도록 규정하는 원인을 요구한다. 따라서 의지는 자유 원인이라 불릴 수 없으며, 단지 필연적인 또는 제약된 원인이라 불릴 수 있다. 「에티카」 1부 정리32 증명
….사람들은 그들이 자유롭다고 생각할 때 속게 되는데, 이런 억견(opinio)은 오직 다음과 같은 점, 곧 그들이 자신들의 행위는 의식하면서도 자신들의 행위를 규정하는 원인들에는 무지하다는 데서 성립한다. 따라서 그들의 자신들의 자유에 대해 지닌 이러한 관념은 그들이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어떤 원인도 인식하지 못하는 데서 생겨난다. 왜냐하면 그들이 인간의 행동은 의지에 의존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들이 그들에 대해 아무런 관념도 갖지 못한 단어들에 불과히기 때문이다. 사실 의지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신체를 움직이는 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에티카」 2부 정리35 주석
의지는 필연적인 원인, 즉 어떤 복잡한 원인들의 결과이다. 하지만 그 자체로는 아무런 관념도 갖지 못한 이 단어를 우리는 잘 아는 것처럼 사용한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을 때. 사실 의지는 행위의 원인에 대한 인식을 회피하는, 복잡한 원인을 생각하기 귀찮을 때 사용하기 편리한 용어이다. ‘의지 탓’이라는 말에는 복잡한 상황과 원인이 뭉개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