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
유덕한 사람은 자유롭다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 자유인의 삶
우리는 이번 시즌 동안 『죽음은 최소한으로 생각하라』(스티븐 내들러 지음, 연아람 옮김, 민음사)를 함께 읽었다. 이 책은 스피노자 『에티카』의 자유인, 즉 덕이 있는 사람, 올바른 삶을 사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유인은 올바른 삶을 살며, 유덕하고 자신의 유용함을 좇는다. 스피노자에게는 어떻게 자유로운 것이 어떻게 올바른 삶이 되며, 자신의 유용함을 좇는 것이 유덕한 것이 될 수 있을까.
1부 정의 7. 자신의 본성의 필연성에 의해서만 실존하고 자기 자신에 의해서만 행위하도록 규정되는 실재는 자유롭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실재에 의해 일정하게 규정된 방식으로 실존하고 작업하도록 규정되는 실재는 필연적이라고 또는 오히려 제약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는 자유라고 하면 ‘내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을 떠올린다. 스피노자가 『에티카』에서 말하는 자유 또한 ‘자기 결정’으로부터 온다. 그러나 여기에서 스피노자의 자유가 다른 점은 그 결정이 어떤 사유로부터 오는가이다. 앞의 자유가 그것의 출처를 따지지 않는다면, 스피노자는 이 사유가 신 즉 자연의 차원에서 모든 실재가 맞물려 돌아가고 있음을 인식하는 데에서 와야 한다고 한다. 그렇기에 전자의 ‘내 마음’과 후자의 ‘자기 결정’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생각되고 고려된다. 자유인이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자유인은 내가 우주 만물과 시공간적으로 영원히 연결되어 있음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자유인은 ‘나’라는 개체를 다른 실재들과 동떨어져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상태로 생각하지 않는다. 신 즉 자연의 절대적 필연성 안에서 나라는 존재를 생각하는 것, 그 안에서 나의 유용함을 좇는 것이 자유인이며, 이때 그는 유덕한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