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학 실험실
하늘과 바람, 땅에게 배우다
[고래이야기] 향유고래(Sperm Whale)
작성자
오월연두
작성일
2024-09-30 21:03
조회
47
<서대문자연사박물관> 로비에 들어서면 백악기 시대 공룡 아크로칸토사우루스Acrocanthosaurus와 향(유)고래가 있습니다. 육지의 공룡과도 같은 무시무시한 크기와 힘을 가진 바다의 존재는 고래지요. 아크로칸토사우루스는 전기 백악기에 살았던 몸길이 9~12m, 몸무게 2~4톤이 나가는 육식공룡입니다. 향(유)고래는 크기가 10~15m, 무게가 43~57톤으로 아크로칸토사우루스와 비교하면 몸길이는 약간 크지만, 무게가 거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정말 거대한 존재입니다. 향고래의 실체를 알고 보니 아크로칸토사우루스는 베이비네요. 미국의 소설가 H.멜빌이 1851년에 지은 장편소설인 ‘모비 딕’의 머리가 흰 거대한 고래가 향유고래이지요.
향유고래는 머리가 엄청나게 큽니다. 이 커다란 머리에 뇌유라는 기름이 들어 있는데, 뇌유는 온도가 29℃ 아래로 내려가면 굳어서 고체가 되고, 그 위로 올라가면 녹아서 액체가 됩니다. 이런 성질을 이용해서 바닷속 깊이 헤엄쳐 들어갔다가, 가볍게 헤엄쳐 올라옵니다. 바닷속 깊이 들어갈 때는 콧구멍으로 차가운 바닷물을 빨아들여서 뇌유를 고체로 만들어 가라앉는 추로 이용하고, 반대로 위로 떠오를 때는 뇌유를 감싸고 있는 혈관으로 따뜻한 피를 보내 뇌유를 다시 액체로 녹여 뜰판으로 이용하지요. 뇌유를 추나 뜰판으로 사용함으로써 산소와 에너지를 거의 쓰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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