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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화 답사

아시아 Asia

 

[죽음과 오른손(1)] 세미나 후기

작성자
유나
작성일
2024-08-19 13:34
조회
40

조몬 답사 / 죽음과 오른손(1) 후기 / 2024.08.19 / 손유나

 

인간 멋대로

<죽음과 이중 장례식>을 읽으면서 영화 밀양의 원작인 이청준의 소설 <벌레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벌레 이야기의 주인공은 소설의 마지막에 자살한다. 내 식대로 주인공의 자살에 관해 설명하자면 인간 멋대로, 내 마음대로. 세상에 내 뜻대로 되는 거 없어? 아니. 죽는 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라는 마음으로 신에게 시위하듯 자살하는데, 이 행동에 나는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복잡미묘한 감정이 든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감정을 책에서 소개된 장례 절차와 죽음과 관련한 금기를 보면서도 느꼈다.

인간의 죽음과 주검, 뼈에 의미를 부여하고 2차장을 비롯한 각종 장례 절차와 금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절차가 살아 있는 자에게 커다란 부담이 되자, 합동 장례를 치르거나 금기를 해소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마련한다. 뭘 이렇게 멋대로 만들고, 자신들이 만들어낸 것에 속박되어 힘들어하는지. 그러다 정 안 되겠으니 다시 없애는 우회 장치를 마련하는 모습에 참 멋대로네.’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사회와 사회 속에 속한 개인에 대하여, 그리고 개인과 의례와의 관계가 궁금하다.

 

2. 핵심은 사회의 유지

사회는 그 자체가 불멸이라고 느끼고 또 그렇게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구성원들, 특히 사회를 구현하고 사회와 동일시되는 구성원들이 죽을 운명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사람이 죽을 때 사회는 구성원 한 명만 잃는 게 아니다. 사회는 자기 삶의 원리와 자기 신념에 타격을 입는다.”(61)라는 구절이 있다. 세미나에서 이 부분을 설명하면서 핵심은 사회의 유지라고 했다. 사람이 죽는 것조차 마땅한 때가 있는 법이며, 비명횡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발생한다면 그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만 한다.

장례 절차는 2번에 걸쳐 이루어진다. 1차는 고인의 영역, 고인의 가족과 유품의 범위에서 발생하고, 2차는 뼈를 매개로 사회가 개입하여 고인의 영혼을 영적인 세계로 인도한다. 사회는 이 영적 세계와 결속되어 있기에 생명력을 전혀 잃지 않는다. 결국 2차장이라는 복잡한 절차는 사회의 영속성을 위한 장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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