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화 답사
한반도 the Korean Peninsula
[박물관 소개글] 고래 박물관
<고래 박물관> 입구로 들어서 왼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한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그림과 설명이 있다. 바로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다. 반구대 암각화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고래잡이 유적으로 <고래 박물관>의 관람 코스에서 첫 번째에 자리하고 있다. 사실 반구대 암각화는 이곳에서 약 40km 떨어진 울주군 대곡리에 자리하고 있고, 가까운 곳에 ‘암각화 박물관’도 있다. 하지만 나는 반구대 암각화에 새겨진 고래를 비롯한 바다동물과 육상동물들을 자세히 보고 싶다면 장생포에 울산시 중구에 있는 <고래 박물관>으로 가기를 적극 추천한다.
그 이유는 반구대 암각화 가까이 갈 수 없는 유적지의 상황과 망원경으로도 잘 보이지 않는 암각화의 그림 때문이다. 이러한 여건 때문에 반구대 암각화 박물관에서는 반구대 암각화의 모형과 그림을 전시하고 있고, 인문세에서도 반구대 암각화를 답사하기 전에 박물관을 먼저 방문해 반구천 절벽에 새겨진 그림들을 살펴보았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반구대 암각화를 직접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기엔 부족함이 컸다. 왜였을까? 아무래도 그 현장감을 느낄 수 없는 데다가 그림으로는 그 형상이 무엇을 나타낸 것인지 알아보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 아쉬움을 품고 있던 나는 <고래 박물관> 1층 반구대 암각화 전시실에 들어서 그곳을 떠나지 못했다.
왼쪽에는 반구대 암각화 중요 부분의 그림이 있고 오른쪽에는 암각화의 면을 부분으로 나누어서 각 부분면의 위치와 크기, 거기에 새겨진 고래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FaceJ는 중심암면 좌측의 A면에서 인접한 암면으로 그림이 확인되는 범위는 가로 약 70cm, 세로 약 70cm 정도이고, J면에서 혹인된 그림은 모두 2점으로 그물 1점과 고래 1점이다’처럼 말이다. 다른 면 또한 이런 식으로 그림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또, 중심암면 좌측의 FaceB의 경우 확인되는 세 마리의 북방긴수염고래와 범고래, 혹등고래, 귀신고래에 대한 설명도 해당 고래 종의 특징뿐만 아니라 암각화 새김의 특징들까지도 상세히 묘사, 설명하고 있다. 고래 외에 확인되는 동물의 종과 미확인된 동물에 대해서도, 고래사냥의 장면 또한 각 상황별로 분리해 보여주고 있어 잘 알아볼 수 있다.
나는 이런 이유로 반구대 암각화를 제대로 보고 싶은 사람에게 <고래 박물관>을 추천하는데, 또 하나 <고래 박물관>에 가면 고래의 골격과 수염 등의 진품을 볼 수 있다는 쏠쏠한 재미도 있다. 아쉬운 점은 박물관의 전시가 인간이 고래를 이용해온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특히 3층의 동력 달린 포경선과 포경포 작살, 그 모습을 담은 영상은 씁쓸했고, 1층의 반구대 암각화에서 보았던 배와 작살, 부구, 그물을 이용해 고래를 잡던 모습을 까마득한 옛날이야기로 느끼게 했다.
<고래 박물관>에서 고래를 크게 수염고래, 이빨고래로 나눈다는 사실을 알았네요.
<반구대 암각화>가 ‘고래 그림’이라면 <고래 박물관> 전시는 ‘고래 잡던 사람들의 일상’을 각종 유물로 입증하는 자료였던 것 같습니다. 고래가 상상이 아니었음을, 하나하나 보여주었죠. 잃어버린 귀신 고래를 찾습니다. 누가 귀신 고래를 보신 분 있으신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