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화 답사
북아메리카 North America
[국중박인디언] 자신을 돌보는 카치나
2024. 7. 15.
자신을 돌보는 카치나
인디언은 오랫동안 여러 원주민 부족들을 한꺼번에 부르는 말로 사용되었다. 지금도 미국 땅에만 570개가 넘는 부족들이 있고 이중 절반 정도는 각 부족의 자치권이 인정되어 인디언 보호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이번 박물관 전시에서 북미 원주민 예술품 중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공예, 회화, 사진, 시 등의 전시를 볼 수 있었다. 관람전 오선민 선생님의 미니 강의에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만물과 관계적인 사고를 맺고 있는 인디언들의 사고를 알 수 있다고 하셨다. 말씀대로 전시 공간에서 그들의 ‘시’와 사용했던 도구들을 보며 자연과 함께 생활 해온 그들의 정서를 느낄 수 있었다.
자연과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살았던 북미 원주민들은 만물에 ‘영’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필요한 도구들을 제작할 때 자연과의 관계를 중요시했다. 그중에서 카치나(인형)는 다산을 기원하거나 농작물의 풍요를 기원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그들은 카치나를 자연의 힘을 가진 정령으로 여기기도 했다.
박물관에서는 그들이 사용했던 여러 개의 카치나가 전시되었는데 그 중 눈에 띄었던 것은 광대 카치나를 조각한 현대 작품이었다. 푸에블로 인디언의 일족인 호피족이 신성한 존재로 여기는 코샤레이다. 코샤레는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광대를 표현한 카치나이다. 이 인형은 록산 스웬첼의 작품으로 작품명은 『나를 지키기 위해 해야만 하는 일들』이다. 광대 카치나는 부러진 자신의 뿔을 고치려고 바늘에 실을 꿰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카치나의 표정에 오묘함이 배어 있어 보는 내내 복합적인 감정들이 느껴졌다. 또한 상처 입은 자신의 뿔을 어루만지려는 모습에서 스스로 자신을 돌본다는 인상을 풍겼다. 그에 반해 지금 우리는 상처 난 자신을 스스로 돌보지 못하고 나의 상처는 남 탓 세상 탓하는 모습과 비교되면서 카치나에게 경건한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