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문화 답사
북아메리카 North America
[국중박 인디언]흙과 물과 불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이어온 그릇
흙과 물과 불
인문세와 함께한 인류학 답사 ‘우리가 인디언으로 알던 사람들’은 우리가 멀리 미국 신대륙에 가지 않고도 그들의 생활속 물건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혹시라도 미국에 간다해도 쉽게 만나거나 찾아갈 수 있는 관광지가 아닌터라 사물 하나하나가 더욱 소중하고 그것으로 부터 직접 듣는 기회는 소중했습니다. 특히 제가 관심을 갖게된 사물은 인디언의 토기였다. 인디언 부족사회에서는 어떤 사람들이 토기를 만들 었을까? 그리고 왜 저런 모양의 토기들을 만들었을까? 라는 질문을 갖게 했습니다.
그런 호기심에 전시 관람 후 인디언의 도자기 제작 영상을 찾아 보았습니다. 영상속 젊은 인디언 토기 작가도 할머니에게서 토기를 배웠다고 하며 1시간 20여분에 걸쳐 토기 만드는 과정을 선보입니다.
인디언 작가는 사막의 한가운데서 흙을 채취합니다. 땅의 겉표면을 조금 걷어내고 딱딱한 흙을 긁거나 부숴 그릇에 담습니다. 도구를 사용해 그 흙을 곱게 갈고 물을 섞어 반죽합니다. 이렇게 흙 반죽을 만드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며칠을 기다렸다 사용하기도 합니다.
우선 토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토기 밑부분을 고운 흙이 있는 바닥에 눌러 움푹파인 자국을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기존의 도자기를 바닥에 뒤집어 놓고 얇은 양가죽을 덮고, 그 위에 반죽된 흙 덩어리를 언져놓고 누르고 두드려 기존의 도자기 모양과 같도록 따라 만듭니다. 흙의 두께는 3밀리미터 정도로 손잡이가 긴 탁구채같은 도구를 사용해 흙 두께가 균일하도록 계속 두드리고 문질러 모양을 만들어 갑니다. 도자기 중간 정도 까지 반죽한 흙이 덮이면 작업 초기에 만들어 놓은 도자기가 눌린 자국 위에 양가죽을 덮고 좀전에 작업한 도자기를 뒤집어 올려놓습니다. 그리고 토기 모양의 틀이 되어주었던 기존의 토기를 뺀, 반쯤 만들어진 토기의 나머지 부분은 코일링 기법으로 쌓아 올려만들어간다. 코일링 기법은 일정량의 흙을 두 손으로 마주 비벼 뱀 형태로 흙을 성형하고 테두리 위를 따라가며 쌓아올려 원하는 크기와 모양의 도자기를 만들어 갑니다. 영상속의 토기는 주둥이가 좁고 몸은 둥근 공의 형태로 전시 된 도자기와 좀 다르지만 토기를 만드는 과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토기는 몇 주간의 건조를 거치게 됩니다. 완전히 건조된 토기 위에 산화철로 그림을 그리고 그림은 소성 후에 붉은 갈색 또는 짙은 갈색으로 보여집니다. 토기 위에 그려지는 그림은 새, 사슴, 기하학적 또는 자연의 식물 무늬 들이 그려지는데. 토기 작가들은 처음에는 기존의 디자인을 그대로 그리고 점점 자신의 고유한 그림과 형태를 그릴 자유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인디언의 토기 소성은 주로 노천에서 진행됩니다. 땅바닥을 4-50센티미터 깊이로 평평하게 파고 불을 피웁니다. 먼저 불을 피워 구덩이 안의 온도를 높이고 불에 탄 나무들이 숯과 같은 상태가 되면 토기를 놓을 자리를 만듭니다. 그리고 흙으로 만든 토기가 불에 직접 닿지 않도록 구덩이 안에 위치시키고 나무를 계속 넣어 일정한 온도를 유지 합니다. 정확한 소성 시간은 영상으로 확인 할 수 없었지만 토기의 색상을 눈으로 확인하고 완성이 되면 꺼내어 식혀서 완성합니다.
전시에서 만난 인디언의 도자기들은 우리나라의 도자기들과는 그 형태와 재질이 무척 달랐습니다. 인디언의 토기는 매우 얇은 두께를 갖는데. 어떤 것들은 3밀리미터의 두께 정도로 매우 얇습니다. 그리고 크기와 모양은 항아리, 접시, 동물의 모양을 따르거나 손잡이가 있는 것 없는 것 다양합니다. 도자기, 토기를 만드는 재료도 다르지만 인디언 도자기 제작의 독특한 방법은 주로 할머니에서 할머니로 전수 된다는 것입니다.
왜 할머니일까요? 도자기 제작은 나이든 여성의 일이 었을까요? 주로 가르치고 양육을 하는 세대는 아버지, 어머니일 거라고 생각해왔는데 부족 사회에서 교육의 담당자는 부족의 할머니, 할아버지 연장자들의 역할이 더 컸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문화, 지식의 전달자로서 연장자는 좀 더 사회 참여적인 위치를 요구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제게 현대의 노인은 노동력을 잃은 또는 역할을 다하고 쉼이 허락된 세대라는 의식이 있었는데 인디언 사회에서 연장자의 역할은 시간이 흐르며 변하거나 순환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서 배운다는 건 할머니의 도자기를 따라 같은 형태를 만들고 그리고 반복하며 자기만의 변형을 만들어 가는 인간의 성장 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합니다.
토기 위에 그려진 단순화된 자연의 모티브와 기하학적 무늬의 과감한 표면 구성은 현대의 또 다른 크기와 그 두께에 놀라움이 들고 토기의 재료는 땅에서 그리고 그 위에 그려지는 그림은 하늘 위에 있는 새를 그리는 구성은 자연적 조화, 통합을 의미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토기 제작 참고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