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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화 답사

북아메리카 North America

 

[국중박 인디언] 고개를 들어 야생의 노래를 부르리

작성자
이성근
작성일
2024-07-16 21:31
조회
170

  무엇이 나를 인디언의 야생의 사고로 이끌었을까. 아마 내 마음은 쉬고 싶었던 것 같다. 야생의 대평원에서 티피를 치고 끝없는 밤하늘의 별을 보고 싶었던 것 같다. 어쩌면 모닥불을 피고 노래하고 춤을 추며 우주의 신과 교감하고 싶었을지도.

  2개월 전, 회사를 뛰쳐나왔다. 20년간 일주일 넘게 쉬어본 적이 없었다. 성공을 향한 무한 질주. 그저 좋아하는 바둑으로 돈을 많이 벌어서 은퇴자금을 벌어놓고, 어려운 학생들을 위한 바둑학교를 세우고 싶었다. 미친듯이 일했고, 혼밥을 할때는 7000원 짜리 국밥도 아까워서 라면이나 밥버거로 떼웠다. 이 정도로 열심히 일하면 하늘이 감동해서라도 나에게 달콤한 성공을 주지 않을까하는 맹목적인 믿음도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는 무참히 신의 징벌을 내렸다. 회사가 수억의 빚을 지게 된 것이다. 10년 넘게 일해서 번 돈이 한순간에 증발한 느낌이었다. 회사 3대 주주로 빚을 갚고, 회사를 키우려고 다시 힘을 내려했지만, 발걸음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의문이 들었다. 잘 살고 있는 것인가.

  3년 전 감이당에서 공부하며, 내 생각이 어리석었음을 느꼈다. 나는 만 생각했고, ‘내가 돈을 많이 벌어야 의미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착각했다. 인문학 공부를 하면서 30년 넘게 동거동락했던 바둑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바둑은 돈 벌기위한 도구가 아니었다. 바둑은 인류문명의 시작이었고, 우주자연의 이치를 알려주는 철학이었다. 우리 인류 선현들은 아득한 대자연의 밤에 떠오르는 별자리를 보면서 바둑을 상상했고, 하도낙서의 바둑알로 출몰했다. 거기서 주역, 사주등 음양오행의 지혜가 태동했다. 바둑 수련은 우리가 모두 연결되어있음을 익히는 과정이다. 드넓은 바둑판에서 아무리 멀리 떨어진 돌들 사이에도 서로의 관계가 얽히고 맺힌다.

미네콘주 라코타족의 스탠딩베어(1859-1934)가 만든 것으로 추정

  놀랍게도 동북아에서 알래스카로, 다시 아메리카로 건너간 인디언도 그 사실을 알았다. 그들은 우주의 관계적 통합을 몸으로 일상으로 실현하고 있었다. 그들의 보금자리 티피를 본 순간, 알수없는 은은한 편안함이 몰려왔다. 나무 말뚝, 들소 가죽, 이빨등 온갖 자연에 감사하고 길고긴 추운 밤을 대가족이 함께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자연과 서로의 체온에 기대어 부드러운 달빛아래 몸이 회복되고 영혼이 정화된다. 한낮에 신나게 자연에서 흙을 맨발로 밟으며 뛰놀았던 아이들은 어느새 따스한 양털의 모포에서 뒹굴며 새근새근 잠든다. 어른들은 내일의 새로운 태양아래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일상을 계획한다. 노인들은 인생의 경륜과 지혜를 후손들에게 전해준다. 그들은 인생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살았을까. 그저 태어났으니 자연의 대순환아래 조금씩 조금씩 자연의 진리를 알아내며 살았을까. 낮에는 성실히 움직이고, 밤에는 티피에서 충분히 쉬며 마음을 안정시켰을 그들의 노래가 한없이 그리운 것은 왜 그럴까.

해를 따라 하루를 보낸 이들의 보금자리

바람도 달도 별도 함께 쉬는 곳

길이 막혔다고 느껴질 때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며

너 자신의 노래를 부르라 한다.

  그들의 노래가 마음으로 연결된다. 시공간의 양자적 파동으로 전달되어 나의 노래로 하나된다. 지극히도 높은 하늘이 오늘따라 특히 그립고 마음에 투영된다. 끝없는 우주의 밤하늘에 야생의 포효를 외친다. 시원하게 가슴이 열려온다.

 

전체 2

  • 2024-07-16 21:51

    파일도 첨부 부탁드립니다.


  • 2024-07-16 23:07

    네! 첨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