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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인류학

 

 

[반구대] 위대함 앞에 작아지다

작성자
오켜니
작성일
2024-07-15 17:55
조회
211

위대함 앞에 작아지다

 

최옥현

 

625일 인문공간세종은 울산에서 기도하는 마음이라는 주제로 답사를 진행하였다. 다들 새벽부터 서울, 부천, 용인, 세종에서 ktx를 타고 울산으로 모여들었고 기헌 선생님은 하루 미리 도착하여 일박을 하고 우리를 태우러 울산역으로 왔다. 나는 울산 방문이 처음인데 울산역에 내리니 초록의 낮은 산들이 포근하게 우리를 반겨주는 듯하였다. 날씨는 많이 덥지 않았고 멀리까지 풍경을 볼 수 있는 날이었다. 오늘 방문할 세 장소는 모두 기도하는 장소이다.

먼저 암각화박물관을 들러 반구대와 천전리 암각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반구대 암각화를 찾아 길을 나섰다. 이곳은 여러 낮은 산들이 평화롭게 무리지어 있고 그 산들을 따라 반구천이 휘감아 흐르고 있는 곳이다. 우리는 개천과 만나기도 하고 헤어지기도 하면서 수풀 속을 걸었다. 집청정과 반구서원을 지났고 대곡리 공룡발자국은 천전리 가는 길에 보자며 지나쳤다. 좀 걷다보니 해설사의 집이 나오고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드디어 마주하게 되었다. 우리 앞으로 개천이 흐르고 개천 건너편 편편한 절벽에 칠 천년 전 신석기인들이 그려놓은 그림이 있었다.

 

1. 글의 구성

기도처 3곳에 대한 특성을 비교한다.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바위는 대지의 어머니의 가장 오래된 상징이며 야생의 돌은 양성 겸유자, 즉 근원적 상태의 완벽성을 구성하는 양성자로 간주되었다.

수태 능력이 없는 양성적인 바위가 갈라지면서 (여성적) 대지가 탄생한다.’

신화에서 대지 위의 최초의 생명체는 바위와 나무의 결합으로 나타난다. 신석神石으로 숭앙 받는 신의 거주지이자 세계의 중심인 신성한 돌로는 델포이의 옴팔로스가 있다. 이 돌은 신성한 힘이 자리하는 장소이자 아직 발현되지 않는 생명의 집합소인데, 거기에 최초로 나타난 것이 바로 우주목이다. 나무는 돌의 아들로 생각되었다.’ (나무의 신화, p168-169)

골굴암 : 이색적인 자연물에 대한 공경

문무대왕릉 : 이야기(신화)의 위대함, 용으로 변신하고자 한 문무대왕의 마음에 대한 공경

문무대왕은 어려서부터 아버지 김춘추의 명을 전하기 위해 당나라 장군들과 교류했으나 그들의 신라에 대한 무시에 울분을 감추며 훗날을 기약했다. 백제, 고구려와 전쟁을 치루며 그들에게 원한을 갖었지만, 동네의 적보다는 멀리 있는 당나라가 제일 나쁜 놈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당나라를 물리치고 삼국에 우리라는 의식을 만든 인물이다. 그는 당나라를 물리친 후 고구려, 백제 유민들을 다독일 정책을 만든다. 살아 생전 오랜 기간 전쟁에 참여했고 당을 물리친 후 5년만에 돌아가시게 된다. 통일신라를 안정화시키지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나기 안타까우셨나보다. 왕릉에 묻혀 숭상을 받기보다는 용으로 변신하여 나라를 지키고자 하였다. 문무대왕의 시신은 화장되어 문무대왕릉에 뿌려졌다. 그 이후 만파식적이라는 신화를 통해 그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다시 부활한다.  

2. 글의 주제

인간은 어렵게 돌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이색적 자연물에 부처님을 새겨 기도를 바친다. 또한 문무대왕의 자비로운 마음에도 기도를 바친다. 인간은 위대함을 찾고 그 앞에서 자신을 낮춘다. 위대함을 찾아 낮아지고, 낮아지기 위해 위대함을 찾는다. 낮아지는 것이 위대해지는 것을 그들은 알았다. 뚱뚱한 자아로는 베틀에 앉아 날실과 씨실을 엮어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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