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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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평양의 항해자들] 15장 귀향-카로마 조개잡이
『서태평양의 항해자들』(3) 15장 귀향–카로마 조개잡이
원정을 떠났던 시나케타 배들이 돌아올 때는 출발할 때와 달리 어떤 주술도 의식도 치르지 않는다. 다만 다른 두 가지 사건이 중요해지는데, 사나로아 초호에서의 스폰디러스 조개(Kaloma, 척추조개) 잡이와 무와(Muwa) 해변에서의 쿨라 보물 양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특히 스폰디러스 조개(척추조개)는 트로브리안드인들에게 중요하다. 이 조개의 껍질로 작은 구멍이 뚫려진 원반(disc: kaloma)을 만드는데, 이 원반이 쿨라에서 사용하는 목걸이의 재료가 된다. 스폰디러스는 트로브리안드 초호에서도 발견되긴 하지만 사나로아에서 발견된 조개가 색깔 면에 있어 훨씬 탁월하다. 그러나 사나로아에서 어로활동은 시나케타인들만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어로활동은 언제나 큰 의례적 행사로 전 마을 사람들이 집단으로 참여한다.
시나케타의 세 명의 여자 구야우(추장) 신화에서 막내 구야우는 카로마 원반을 가지고 있었으며, 개가 짖는 카이바우를 떠나 시나케타에 정착하며 “내륙의 원주민들이 이 보물을 갖는 것을 금하노라, 오직 시나케타 사람들만이 이것을 채취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해진다.
이 신화는 몇 가지 주요 특징을 보여준다. 그녀가 싫어했던 개는 루쿠바 씨족의 토템으로 여자 구야우들의 씨족인 마라시 씨족과 적대의 관계였다는 것, 또 막내 구아야우가 카로마를 깊은 바다 속에 던져 넣어, 바다 경험이 없는 내륙의 원주민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하고 오직 시나케타 사람들이 독점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카로마 주술
3, 4월이 되면 주술사는 의례를 준비한다. 먼저 ‘소우수라(sousula)’라는 선물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카누를 준비하고, 비나비나(binabina) 돌을 갖춘다. 이 들을 가지고 암초에 붙어 있는 조개를 떼어 낼 것이다. 다음날이 되면 주술사는 ‘카이콰우나(kaykwa’una, 암초를 끌어들임)라는 의식을 행함으로써 멀리 떨어져 있는 카로마 주서식지를 나오우라 부근으로 가까이 오도록 한다. 이 의식에서 외는 주문의 핵심어는 ‘이토로(itolo)’인데 그 뜻은 ‘일어서다’, ‘그것이 출발하다’이다. 이외에도 개인적 주술 의식을 행하는데, 홍합 조개에 주술을 걸어, 카누의 선체에 문지르는 의식이 있으며, 바다 속을 투명하게 만들기 위한 ‘바다 씻기’ 주술, ‘소금물 뿌리기’라는 악한 주술도 있다.
카로마 산업
카로마 가공절차는 사회학적, 경제적 제도와 밀접하게 혼합되어 있다. 스폰디러스 조개는 껍질과 뚜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서 가공되는 것은 오직 껍질뿐이다. 먼저 이 껍질을 니비나비나, 우투케마 등의 돌을 이용해 조각을 낸다. 이 조각들에 바깥은 층, 석회질 층, 수정 층의 껍질 층이 보인다. 이 층들이 빨갛고 평평하고 작고 납작한 조각(tablet)으로 남을 때까지 계속해서 문지른다. 이후 이 조각들 가운데를 뚫어 꿰어 단다. 모든 작업 과정은 오직 사람의 손으로만 이뤄지며 윤을 내는 작업은 여자들의 몫이다.
이 가공 기술은 이 물건을 만드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의 흥미로운 사회학적 관계와 관련이 있다. 남자와 그의 처의 모계친족들과의 상호 간의 의무가 그것이다. 시나케타 남자들은 쿠타다바비레(Kutadababile)라는 커다란 염주 목걸이를 그들의 인척들 중 한 명에게 만들어 주고, 그 대신 그 인척은 식량으로 보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