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인류학
[나의 순례기 쓰기] 글바다(1) – 내 안의 영성
수요종교인류학 글바다(‘내 안의 신을 찾아서’ 순례기 쓰기)
내 안의 영성
2025.2.20. 최수정
우리는 종교인류학 공부를 위한 첫 책으로 스티븐 미슨의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의 목차는 특이하게도 ‘현재’에서 ‘과거’를 되짚어보고 다시 현재로 되돌아오는 순서로 나열되어 있다. 나에게 이것은 스티븐 미슨이 자신의 논지를 전개하는 방식으로 ‘순례’의 여정과 같은 형식을 쓰고 있다고 여겨졌다. ‘순례’란 내가 있던 장소를 떠나 누군가 지나간 길을 되밟아 가는 여정에 참여함으로써 내가 그들과 일체감을 경험하고 영적 연결을 느끼는 일이다. 나는 인류 기원의 발자취를 따라 걷듯이 책을 읽어가며 ‘직립보행’을 시작하고 있는 그들의 발걸음과 ‘노래’를 부르는 목소리를 떠올려 본다. 그리고 집 밖을 나와 발걸음을 떼며 다시 한번 먼 인류의 걸음을 상상하며 허밍을 해 본다. 나는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과 함께 나는 지금의 나를 떠나 과거를 돌아보며 나의 기원을 되짚어보고 있다. 나 이전에 이곳에 있었던 존재들과 내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깨달아간다.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이라는 순례기를 통해 나는 종교의 기원이 무엇이며, 영성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여정을 나선다. 이 책에 의하면 인간의 직립보행과 음악과 언어의 발달 모두 급변하는 자연환경의 선택압에서 살아가기 위한 우연적 선택이었다. 그 우연한 조합에 의해 인간의 마음도 발달했고, 나와 다른 타자의 존재도 깨닫게 되었다. 그와 함께 타인의 행동을 조작하기 위한 전일적Holistic, 그 자체로 완결된 메시지인 발화를 만들어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나와 다른 타자를 인식하게 되면서, 오히려 나와 타자의 공통성과 전체성을 발견하는 듯한 모습이다. ‘다름’ 속에서 어떻게 전체성을 보는 것일까?
이번 시즌 나의 에세이는 이 주제가 될 것 같다. 인류가 나와 다른 것으로부터 같은 것을 발견하고, 나와 다른 존재로부터 오히려 분리 불가능성을 사고해 가는 여정을 따라가며 나만의 신과 영성의 개념에 다다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