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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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와 초밥요리사(2)] 문화를 추동하는 힘, 사회 순응 욕망
마음 인류학 / 원숭이와 초밥요리사(2) / 2024.09.30. / 진진
문화를 추동하는 힘, 사회 순응 욕망
『원숭이와 초밥요리사』(프란스 드 발 지음, 박성규 옮김, 수희재)의 저자는 <1부 문화의 안경>에서 문화를 인간 고유의 것으로 보는 기존의 인식에 반대하며, ‘한 집단의 구성원이 공유하는 생활양식’(43쪽), 즉 타자로부터 학습되어 한 집단의 구성원끼리 전달되어 습득되는 것으로 정의했다. 문화를 이렇게 정의하게 되면 우리는 인간과 여느 동물과의 연결성을 볼 수 있고, 그 연결성 안에서 차이를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그는 자연과 문화를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의 <2부 문화란 무엇인가>에서는 문화의 습득 방법, 그러니까 타자로부터의 학습, 모방이 동물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며 그 조건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모방의 조건은 동일시, 목표의 이해, 배경 지식이다. 설명을 좀 덧붙이자면 모방은 자신과 유대를 가지고 있는 자로부터, 그 행위가 가져올 어떤 이익을 알고, 그것을 따라 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아야 일어날 수 있다. 여기에서 ‘첫 번째와 세 번째는 영장류 사회에 공통’(260쪽)되며, 자주 관찰된다. 반면 두 번째 모방의 목적이 무엇이냐, 그것을 모방자가 이해하고 있느냐 하는 문제는 인간에 비해 어떤가를 프란스 드 발은 이야기한다.
여기에서 그가 모방의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집단에 속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무리를 이루고 생활하는 동물은 타아(他我)들과 동일해짐으로써 자신이 속한 사회에 융화되고자 한다. 이런 의미에서 그는 영장류의 모방, ‘사회적 학습은 순응 욕망–사회에 속하고, 적응하고 싶다는 충동–에서 비롯된다’(258쪽)고 말한다. 이 모방은 모방자가 다른 개체의 행동을 주의깊게 관찰하는 과정에서 시작되기도 하고 적극적으로 가르치는 행동을 통해서 전달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