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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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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평양의 항해자들] 1장 쿨라지구의 풍토와 주민

작성자
기헌
작성일
2024-11-04 13:12
조회
68

 

쿨라의 교역조직 부족의 거주지는 뉴기니 본섬의 동쪽지역 섬들과 남동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는, 뉴기니와 솔로몬제도 사이에 흩어져 있는 섬들이다. 이곳은 산이 많아 내륙에 도달하기 어렵고 해안에도 산호초, 바위 등 때문에 원주민의 선박으로는 상륙이 어렵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으로 표류하는 유동민이 살게 되었다. 말리노브스키는 상륙하기 쉬운 장소는 문화 수준이 높은 이주자가 안락한 삶을 영위했을 것이고, 반대로 높은 산지나 상륙이 곤란한 위험성과 적절한 방어 지형으로 사용되는 곳은 원주민의 주거 지역으로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뉴기니 본섬에는 비교적 신장이 크고, 피부색이 짙으며, 곱슬머리의 파푸아인종이 살고, 뉴기니 동부의 반도와 그 근처 군도는 동서집단으로 이분하여 서파푸아멜라네시아인과 맛심(Massim; 동파푸아멜라네시아)인이 산다. 쿨라의 세력권은 맛심문화와 거의 동의어로 사용한다. 맛심은 남부와 북부로 나누어, 북부(트로브리안드)는 언어와 문화가 어느 정도 일치하고 자기들 스스로가 종족적으로 단일하다는 것을 분명히 자각하는 사람들이 살고, 남 맛심(뉴기니의 동단, 당트르카스토 군도) 원주민들은 널리 분포된 마을에 살고 있으며 독립된 가옥이나 가옥들은 각기 야자나 조그만 과일나무 속에 자리 잡고 길게 뻗어 있다.

 

뉴기니의 동단

이 지역 사람들은 피부색이 검지 않고 매우 밝고, 체격은 땅딸막하여 둥그스름한 형체이며, 부드러운 태도에 심지어 무기력하게 느껴지는 일반적 인상이다. 원주민들에게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뚱뚱함, 넓은 얼굴, 납작한 코, 자주 곁눈질 하는 눈 등의 특징이 보인다. 그들의 머리카락은 순수한 파푸아 인종의 양털 모양이 아니고, 또한 모투족(Motuans)의 거대한 후광모양(머리를 길러 부풀어 오르게 놓아둠)의 머리도 아니다. 그들의 머리는 기다란 장대모양으로 자라나며, 머리가 길고 거의 원통 모양처럼 보이게 머리의 양 측면을 자르는 경우가 많다. 그들의 태도는 수줍고 겁쟁이와 같은 면이 있지만 비우호적이지는 않고 미소를 짓거나 비굴하리만큼 겸손한 태도를 보인다. 말리노브스키는 그들에게 야생적인 야만인이라기보다는 점잔빼고 자기만족에 빠진 부르죠아와 같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들 장식품은 서쪽에 살고 있는 이웃들의 장식품보다 더 정교하지는 않지만 훨씬 부드러운 색조를 띠고 있다. 암갈색의 고사리 덩굴로 엮어서 만든 벨트나 팔찌, 그리고 조그마한 빨간 조개패나 거북껍질로 만든 귀걸이 같은 장식품이 일상생활에서의 유일한 장식품이다. 머리카락에는 빨간 하이비스커스 꽃을 꼽고, 머리에는 향기가 좋은 꽃으로 관을 만들어 쓰며, 허리띠나 팔찌에 향수목의 잎을 꽂는 것을 좋아한다. 축제 때에 쓰는 장엄한 머리장식은 매우 간소한 것으로서 하얀 코카두(cockatoo)새의 깃털을 머리에 동그랗게 장식한다.

혈통, 상속, 사회적 지위는 여자 쪽의 계통을 따르고 남자는 언제나 그의 어머니의 토템과 그 지역집단에 속하며, 어머니의 남자형제로부터 재산을 상속받는다. 여성은 또한 매우 독립된 지위를 누리며, 아주 중요하게 취급되고, 부족의 문제나 축제와 관련하여 두드러진 역할을 수행한다. 여자들 가운데는, 그들이 보유하는 주술의 힘에 따라,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이들 원주민들의 성적(性的)생활은 극히 해이한 편이다. 다른 부족에서는 보통 유지되고 있는 체면이라든가 수줍음은 여기서는 완전히 무시된다. 결혼은 오랜 기간 지속된 남녀관계의 자연스러운 귀결점으로 간주된다.

이곳의 원주민들은 유능하고 근면한 생산자이며, 대단한 무역상이다. 그들은 대부분 큰 원양항해용 카누를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직접 만들지 않고 북 맛심 지역이나 파나야티(panayati)에서 수입한다. 그들 문화 가운데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는, 소이(So’i)라 불리는 대향연(big feast)인데, 그것은 장례식 그와라(gwara)라는 장례식 금기(mortuary taboo)와 관계가 있다. 이 향연은 쿨라에서의 부족간의 대규모 교역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다.

 

당트르카스토 군도(d’Entrecasteaux Archipelago)

당트르카스토 군도에서 가까운 노르만비(Normanby)와 퍼거슨(Fergusson) 두 섬을 가르는 도슨(Dawson) 해협을 지나 퍼거슨섬 남동단에는 아주 중요한 부족인 도부(Dobu)족이 살고 있다. 도부(Dobu)섬은 예나 지금이나 쿨라의 연결고리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의 고리이고 교역이나 산업 등 전반적으로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추 지역이다. 옛날에 도부의 땅과 바다는 이주와 전쟁의 무대였고, 부족들 간의 침략과 다양한 종족과 문화가 점진적으로 침투해 온 무대였다. 도부인이 사용하는 언어가 공통어가 되어 당트르카스토 군도(d’Entrecasteaux), 암프렛트(Amphletts), 북쪽으로 트로브리안드 섬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도부인이 갖는 국제적인 지위의 특징이다.

도부인의 피부색은 완전히 검고, 신장은 작으며, 큰 두상과 둥그런 어깨를 가졌으며 처음 보면 마치 난쟁이와 같은 인상을 준다. 백인들에게 신뢰할만한 가장 좋은 도우미로 평가받을 정도로 친절하다. 그들과 함께 오랫동안 옆에 살아온 상인들은 다른 원주민과 비교하여 도부인들을 칭찬한다. 이들이 사는 거주 공간은 맛심족 마을과 마찬가지로 넓은 지역에 분산되어있고, 비옥한 바닷가의 평지에서 보이는 과수, 야자, 바나나, 얌 밭 사이로 열두 채 전후의 가옥들로 구성된 작은 마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집은 말뚝을 세워 지어져 있지만 남 맛심족보다 건축방법이 더 조잡해 보이고 장식도 거의 하지 않는다.

사회체제를 보면, 그들은 토테미즘을 가지며 그에 연관된 토템을 소유한 다수의 외혼적 씨족(exogamous clans)으로 나누어진다. 권위(authority)는 부족의 연장자들에게 주어진다. 친족조직은 모계적(matrilineal)이고, 여성은 농경에 중요한 역할을 떠맡고, 밭의 주술에 참가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 권력을 행사하고 체벌을 가하는 중요한 수단인 주술(sorecery)은 대폭적으로 여성의 손에 장악되어 있다. 여성의 지위가 높다는 것은 성관계의 느슨함과 관계가 있는데, 예외적으로 도부지역에서 결혼한 여자는 정절이 요구되며 간통은 큰 죄로 여겨진다. 미혼 여성은 완전하게 순결을 지켜야 한다.

도부의 신앙은 죽은 자의 영혼은 노르만비섬의 브웨브웨소(Bwbweso)산 정상으로 간다. 이 좁은 장소에는 거의 전체 당트르카스토섬 원주민의 망령들이 살고 있다. 북부 굿이너프(Northern Goodenought)섬은 예외인데, 원주민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북부 굿이너프섬의 죽은 사람들은 트로브리안드섬 사람들의 영혼의 섬으로 간다. 도부섬 사람들은 두 개의 영혼을 믿고 있다. 하나는 비인격적인 허무한 영혼이어서 육체가 죽으면 오직 수 일 내에 되살아나 묘소 근처에 머문다. 다른 하나는 진정한 영혼으로 브웨브웨소(Bwebweso)산으로 간다. 만약 어느 트로브리안드 섬사람이 쿨라 원정도중에 도부에서 죽었다면 그의 영혼은 일단 브웨브웨소산으로 갈 것이다.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트로브리안드섬의 영혼들은 그들의 영지인 투마로부터 영혼을 위한 쿨라 원정에 나서 브웨브웨소산을 향해 항해한다. 이러한 영혼의 원정대에 예의 죽은 남자의 영혼이 브웨브웨소산에서 합류하여 그 원정대와 함께 투마로 되돌아가게 된다.


북 맛심, 암프렛트(Amphletts)

암프렛트 섬들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도부의 해안 원주민과 트로브리안드 산호초 다도해의 평지 원주민을 한데 묶어 주는 틀이 되었다. 말리노브스키는 이곳 마을주민을 기이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한다. 수적으로도 적은 부족이고, 바다로부터 쉽게 공격이 가능하며 바위섬으로 이루어져 식량을 얻는 것도 어렵다. 결국 그들은 토기를 만드는 독특한 재능과 항해자로서 용감성과 민첩성을 지니게 되었으며, 도부와 트로브리안드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의미에서 이 지방 일대에서 독점가적 지위를 누리는 활동가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들은 확실히 독접적 기업가(monopolists)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무역과 교환을 자기들 손아귀에 장악하려는 지배욕이 강하고, 비열하며, 야박하고 욕심이 많은 반면 교역의 방식을 개선하려는 어떤 희생도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

암프렛트섬에서는 도부이상으로 혼전의 순결이나 결혼 후 정절이 엄숙히 지켜지고 있다. 여자들은 또한 큰 세력을 갖는 존재로서, 밭일이나 농경주술에서 커다란 역할을 수행한다. 사회제도나 관습의 측면에서 그들은 남, 북 맛심족의 혼합형을 나타내고 있다. 추장은 없으나, 세력 있는 장로가 권위를 가지며, 각 마을에는 의식 이외에 부족의 대사를 관장하는 한 사람의 우두머리가 있다. 불안정한 식품 공급, 빈약한 밭, 드문 어로 작업으로 낮은 생산량으로 자급자족이 어렵기 때문에 뉴기니 본섬, 도부, 트로브리안드로부터 채소류나 돼지고기와 같은 것을 때로는 선물로, 혹은 물물교환에 의해서 들여온다.

 

자신의 관점에서 다른 문화로 들어가기

1장에서 인상적인 것은 말리노브스키 자신의 관점에 관한 서술이다. 그는 맛심 지역에 들어서기 전 서파푸아멜라네시아 마이루(Mailu)족의 중심지에서 수개월간 거주하며 현지조사를 실시했었다. 앞으로 조사할 맛심족에 대해 그는 마이루족과 같은 시선으로 맛심 문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어떤 관점에서 다른 것을 바라보는지 놓치지 않는 다는 것에 대해 계속 생각해보고 싶다.

 

내가 그동안 행한 조사의 영향 때문에 나도 멀리 보이는 섬을 상당히 편협한 원주민들의 방식대로 보게 되었다. , 원주민들은 그곳을 자기들 스스로가 위험한 계절적 항해를 해가야만 하는 먼 땅이고, 자신들이 만드는 제품보다 훨씬 더 뛰어난 특별제조품바구니, 장식을 한 조각품, 무기, 장신구 등을 제공해주는 나라(conutry)로 보고 있었다. 또한 원주민(마이루족)들은 그곳을 사악하고 독살스러운 주술(sorcery)에 대해 이야기할 때 느끼는 공포와 불신의 생각을 가지고 지칭하였고, 두려움의 감정을 가지고 말하는 식인종의 고향으로 보고 있었다.”(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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