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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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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라(Kula)의 본질

작성자
보나
작성일
2024-11-04 18:01
조회
69

쿨라(Kula)의 본질

 

쿨라, 거대한 복합체

쿨라란 부족 간에 광범위하게 행해지는 교환의 형식이다. 그것은 커다란 권역 내에서 교역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많은 섬들의 공동체 사이에서 행해지는데, 이 교역의 고리는 외부세계에 개방되지 않는 닫혀있는 고리다. 이 고리는 뉴기니 동단의 북쪽 및 동쪽에 있는 여러 섬을 연결한 선으로 나타난다. 이 길을 따라 두 종류의 물건이 항상 반대 방향으로 돌고 돈다. 교환 물건은 항상 시계 바늘 방향으로 도는 소우라바(soulava, 빨간 조개의 긴 목걸이)와 역방향으로 도는 므와리(mwali, 흰 조개팔찌)이다. 이 두 가지의 물건은 닫혀있는 교역의 고리 안에서 각각 정해진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여러 가지 다른 종류의 물건들과 교환된다. 쿨라에서 교환 되는 물건의 이동이나 거래의 세부 사항은 모두 전통적인 규칙과 관습에 따라 정해지고, 주술 의례와 공적인 의식을 동반한다. 이러한 쿨라 교환에 관련된 관습과 부족의 규율은 전()쿨라지역에 동일하게 나타난다.

마을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정된 수의 남자들이 쿨라에 참가한다. 쿨라에 관계된 모든 남자는 가끔씩 한 개 또는 몇 개의 므와리나 소우라바를 받아서 거래 상대에게 주고, 교환 상대로부터는 반대의 물건을 받는다. ‘한번 쿨라에 들어가면 계속 쿨라에 속한다는 규칙에 따라 개시한 둘 사이의 상호관계와 교환되는 물건 자체의 관계는 영구적이다. 원주민은 항상 돌고 돌아 소유자를 바꾸고 한곳에 머물지 않는 팔찌와 목걸이의 의례적인 교환과 함께 일상적인 교역도 병행한다. 이때 일상에 꼭 필요한 물건 중에서 수입해야만 하는 물건들의 물물교환과 원정을 위한 카누의 건조, 대규모의 장례식, 금기 등 쿨라를 위한 예비 활동 등의 쿨라와 연결된 부수적 활동들은 모두 쿨라에 종속된다. 이처럼 쿨라는 지리적인 넓이와 구성 요소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그 규모가 거대하며 복잡하다. 쿨라는 물건 교환을 통해 수많은 부족들과 다양한 활동들을 연결시키고 상호 관여하도록 작용하여 하나의 유기적 전체를 만드는 관계적 복합체다.

또한 쿨라는 정해진 법이나 목적, 헌장을 갖지 않은 원주민들이 연속된 관계 속에서 많은 종류의 일과 행동이 얽힌 의식적 행위 결과이다. 인상적인 점은 원주민들은 이처럼 거대한 사회적 구성물로서 조직된 쿨라에 대한 개념과 구조의 전체적인 윤곽, 기능과 함의를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를 깨닫는 것은 원주민의 지적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며, 그들이 구조의 안에 있어서 그것의 전체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전체의 윤곽을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동기와 행위의 목적, 규칙 등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제도를 의식적으로 수행해 왔다는 점이 놀랍다. 부분적 인식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의 옮음을 받아들여 쿨라와 관계한 관습, 의례와 의식을 전승해온 원주민들의 생활방식은 미리 정해진 결론에 맞춰 효율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의 방식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쿨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야만인의 교역이라는 편견

서태평양의 항해사들의 말리노브스키에 의하면 통념에 의하면 원시적 교역은 부족한 물건의 필요 때문에 촉구되어, 의식이나 규제 없이 유용한 모든 불가결한 물건의 교환을 불규칙하고 간결하게 행하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 견해에 따르면 원시적 교역은 아무도 손해를 보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직접적으로 물물교환을 수행하든지, 아니면 상호신뢰가 부족하여 직접 접촉할 수 없는 경우 원시적 교역은 의미의 불이행에 무거운 벌칙이 주어지는 일종의 관습적인 절차에 의해 이루어 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쿨라가 거의 모든 점에 있어서 이러한 야만인의 교역이란 정의와 모순된다고 말한다.

쿨라는 불안정하고 비밀스런 교환형식이 아니다. 쿨라는 신화에 근거하며 전통적인 법()에 의해 뒷받침되고 주술적 의례로 둘러싸여 있다. 이 거래는 모든 공적인 성격을 갖고 의식을 동반하며, 일정한 규칙에 따라 행해진다. 사회학적으로 언어와 문화, 인종이 다른 부족 사이에서 거래되는 것이지만, 쿨라는 변하지 않는 상황에 입각해서 수천 명의 사람들을 두 명씩 짝을 만들어 공동관계로 한데 묶는 것으로 행해졌다. 이 공동관계는 평생 계속되는 것으로 여러 가지 특권과 상호간의 의무를 포함해서 일종의 대규모적인 부족간의 관계를 형성하도록 만들었다. 거래의 경제적 기제는 특수한 신용의 형식에 기초하며, 상호간의 높은 신의와 도덕성을 필요로 한다. 쿨라의 중요한 목적은 실용성이 없는 물건을 교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쿨라는 반드시 필요에 의해 행해지는 않는다. 쿨라는 순수 장식용으로 만들어졌고 일상의 장식으로는 사용되지 않는 두 개의 물건을 끝없이 되풀이해서 교환할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두 개의 의미 없고 쓸모없는 물건을 계속해서 교환하는 것이 부족 간에 있어서 큰 제도의 토대가 되고 다른 많은 활동을 수반하여 행하도록 한다. 신화, 주술, 전통은 쿨라를 중심으로 일정한 의식, 의례의 모든 형식을 구축했으며, 그것들을 통해 원주민들의 생활 자체를 지배했다.

 

쿨라의 보물, 팔찌 므와리와 목걸이 소우라바

팔찌는 커다란 원추형의 조가비의 뚜껑과 좁은 쪽 끝을 없애고 남은 고리모양 부분을 다듬어서 만든다. 이 팔찌는 뉴기니의 파푸아 멜라네시아인들이 갈망하는 대상이고, 만 안의 순수 파푸아인 구역까지 퍼져 있다. 소우라바는 빨간색 스폰디러스 조개의 조그만 원반으로 만들어지는데, 그 작은 원반의 사용(진흑갈색부터 엷은 홍색까지 여러 가지 색깔을 띠고, 한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둥글고 평평한 원반)도 매우 넓은 지역에 전파되어있다. 몰스비 항 마을의 한 곳에 그것의 제조 중심지가 있고, 동부 뉴기니의 롯셀 섬, 트로브리안드 제도에서도 활발히 만들어진다. 거북의 등껍질로 만든 귀고리의 일부로 사용되는 일이 많은데, 귀고리는 귀 볼에 달고 여기에 조개로 만든 원반다발을 매단다. 특히 맛심족에서는 남녀 모두 2명 중 1명이 이 귀걸이를 사용할 정도다. 이러한 원반 디스크는 축제 때만 착용하는 각종 장식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이러한 므와리와 작은 스폰디러스 원반을 한 줄로 꿰어 늘어놓은 2~5미터에 달하는 긴 목걸이인 소우라바는 본질적으로 장식품으로 일상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그것들은 대규모의 의례적 무용, 대축제처럼 여러 마을에서 사람들이 모이는 큰 회합 등 중요한 행사 때 매우 공들이 무도회 복식을 착용할 때에만 장식으로 사용된다. 착용하기에 사이즈가 너무 작거나 크고 착용하기에도 불편한 물건들은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일까?

쿨라의 보물은 매우 크고 조각이 새겨진 장식용 무기들과 석기들, 집에서 제작되었거나 공장에서 제작된 물건들로서 너무 장식적이기 때문에 실용성이 없는 의식용 보물의 하나다. 저자에 의하면 의식용(儀式用)이라 함은, 일정한 형식에 따라 실행되며, 사회학적, 종교적, 주술적 중요성과 의무를 수반하는 공적인(public) 쓰임을 의미한다. 의식용품들은 그것을 만드는 데에 소비된 노동량과 재료의 희귀성이 그것을 경제적 가치가 응집된 물품으로 변환시켜 일상에서 쓰기에는 존재가 커진 물품을 말한다. 또는 축제 때 사용되지만 의례와 의식에는 어떤 역할도 하지 않고 오로지 장식으로 쓰이는 과시용품을 말한다. 이런 품목들은 주술, 종교적 의식의 도구로 역할을 하는 의식의 도구에 속한다. 쿨라는 이러한 의식적 행위가 수반되는 제도를 말한다.


쿨라의 절차

팔찌와 목걸이 두 종류의 바이구아를 교환하는 것이 쿨라의 주된 행위다. 이 교환에는 엄격한 제한과 규칙에 따른다. 쿨라는 정해진 상대하고만 행하는 것으로, 쿨라에 참가하는 한 남자는 불과 몇몇 사람들과만 그것을 할 수 있으며, 이때 파트너는 약간의 형식과 절차를 거쳐 일정한 방법으로 맺어지며, 그 관계는 평생의 관계가 된다. 한 사람의 남자가 가질 수 있는 상대의 수는 신분과 중요도에 따라 다르다. 트로브리안드의 평민은 단지 몇 사람밖에 상대가 없지만 추장은 상대가 몇백 명이나 된다. 어떤 사람의 상대의 수를 제한하거나 상대의 수를 늘리기 위한 사회적 기제는 없지만 직계선조의 사례를 통해 누구라도 자기의 신분에서는 몇 명의 상대를 가질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

두 사람의 쿨라 동료는 서로에게 쿨라를 행할 의무가 있고, 그 경우에 부수적으로 다른 선물도 교환한다. 그들은 친구로서 상대를 대접하고, 두 마을 사이의 거리나 상호의 지위에 따라 많은 상호의무를 지니고 있다. 인척이나 친구 지간인 쿨라의 파트너쉽은 특수한 유대관계로서, 두 사람을 선물과 봉사를 지속적으로 상호 교환하는 장기적인 관계로 묶어준다. 또한 보통 자신이 받드는 추장이나 인근에 파트너의 추장과도 관계를 맺는데, 이 경우 추장들이 자신에게 후하게 응대해줄 것을 기대하며 신선한 수확물이 있으면, 그중에서 좋은 것을 골라 제공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봉사할 의무가 있다.

대체로 원주민들은 위험을 주술적인 것으로 느끼는데, 그들을 덮칠지 모르는 미지의 주술이 두려움의 대상이 된다. 그러므로 미지의 땅에서 위기감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원주민에게 바다 너머의 쿨라 파트너는 그를 위험지대에서 음식을 주고 선물을 주며 손님으로 대접해주는 주인이고, 안전을 보장해주는 아군이었다. 파트너의 집은 방문자가 마을에 있는 동안 모임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쿨라의 고리 안에서 가까운 사람 몇몇과 아군 몇 명을 위험한 미지의 땅에 두고, 선물과 봉사를 통한 지속적인 유대관계를 통해 미지의 세계와 연결된다.

 

쿨라 파트너쉽의 효과

쿨라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전 지역에 걸쳐 사회관계의 그물망이 존재한다. 이러한 관계망의 선들이 합쳐져 전체의 면을 이룬다. 몇 백 마일이나 떨어져 살고 있는 남자의 직간접적 공동관계에 의해 서로 맺어져 친해지고 때로는 큰 부족간의 모임에서 함께 한다. 파트너에게 주어진 물건은 얼마 후에 아주 멀리 있는 간접 상대에게 도착한다. 쿨라의 루트를 따라 쿨라의 보물, 집기와 사소한 선물 등의 물질문화뿐 아니라 관습, 노래, 예술의 모티브 등 다양한 문화 요소들이 함께 이동한다. 쿨라는 광범위한 부족 사이의 그물망 같은 관계이며, 쿨라 교환에 대한 공통된 열정에 의해 수 천명이 하나의 유기체로 구성되는 거대한 제도다.

쿨라의 당사자는 먼곳과 근처에 몇 명의 쿨라의 상대를 가지고 있다. 상대는 팔찌를 주는 사람들과 목걸이를 주는 사람으로 조를 나누는데, 팔찌는 항상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목걸이는 오른쪽에서 왼쪽의 역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 두 개를 같은 사람에게 받는 일이 없다. 만약 한 사람의 상대가 팔찌를 준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목걸이로 답례를 하는 것이다. 시계 방향으로 도는 목걸이와 역의 방향으로 도는 팔찌의 이동 고리는 두 개의 연속적인 흐름이 계속 움직이는 가운데 한 마을은 언제나 상대편 마을의 팔찌나 목걸이를 교환하는 측의 역할이 부여된다. , 쿨라는 물질의 순환교환을 통해 한 개체는 부족의 관계 속에서, 한 마을은 지역 전체의 쿨라 순환의 관계 속에서 고정된 위치값을 의도적으로 부여하기 위한 문화적 순환 체계다.

쿨라의 보물은 전체를 한 바퀴 도는 데는 2년에서 10년 정도 걸린다. 쿨라의 고리를 따라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역으로 돌아가는 일이 없으며, 체류하지 않고 보물이 쿨라의 보물은 장기간에 걸쳐 보유하는 자는 없다. 쿨라에 속한 남자가 보물을 1~2년만 보유해도 욕심이 많다거나 느리고, 악착스럽다는 비난을 받는다. 그 때문에 쿨라에 대한 소유는 매우 특수한 경제 관계다. 쿨라는 누구라도 일생동안 막대한 양의 물품을 교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일시적인 소유를 즐기고 당분간 보관하는 것이다. 이는 보물을 소유한다고 해서 사용한다는 뜻이 아니기에 누군가에게 건네 줄 의무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일시적 소유는 그가 물건을 과시히고 그것의 입수경위를 이야기하는 기회를 통해 그에게 명성을 가져다준다.

쿨라의 이러한 특징은 새로운 형식의 소유를 만들어내고, 두 개의 쿨라 물품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지위를 갖도록 위치 지워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여기에서 키리위나의 보물인 바이구아와 유럽인의 보물에 큰 차이를 보인다. 유럽인의 보물은 영구적인 소유권, 세습적인 권위나 신분, 가문과 결부된다. 이런 점에서 쿨라의 보물은 유럽의 가보와는 다르며, 다른 귀중품이자 우수함의 척도인 트로피나 우승컵과 비슷하다. 트로피는 실제적으로는 쓸모가 없지만 승자가 당분간 우승컵을 소유하고 보관함으로서 자격을 가진다는 것으로 기쁨을 얻는다. 유사한 사회적 배치나 조건은 그에 적합한 심리와 정서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쿨라는 보물의 가치에 대한 긍지의 요소가 있고, 트로피를 보관하는 사람이나 팀이 느끼는 기쁨 속에 깃들어 있는 요소가 같다는 점에서 양자는 닮아 있다. 쿨라에서의 성공은 주술에 의한 개인의 특수한 능력으로 환원되고, 사람들은 그것을 명예로 여긴다. 훌륭한 쿨라 트로피를 마을의 어느 한 사람이 획득하면 공동체 전체가 영광으로 느끼는 것이다.

 

쿨라의 성격과 양상

쿨라 거래의 법칙은 매우 엄격하며 중요하다. 첫 번째 쿨라 거래 규칙의 중심원리는 쿨라가 의례적 선물을 주는 행위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그 선물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거기에 대한 등가의 답례를 해야 하는 것이지만, 지불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몇 시간, 단 몇 분에서 1, 혹은 그 이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서로 의논하고 흥정하고 계산을 하며 두 물건의 가치를 논하며 직접 상호 교환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거래 물건의 등가가치에 해당하는 물품을 직접 물물교환하는 김와리(gimwari)와는 확실히 구별된다. 만일 쿨라의 절차를 잘못 밟거나, 성급하게 치루고, 따라야 할 법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원주민들은 이를 김와리라고 여긴다.

두 번째 중심원리는 쿨라의 교환품목인 대응선물(counter-gift)의 견적은 전적으로 선물을 준 사람에게 맡겨지고, 절대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클라의 선물을 받은 사람은 공정하게 동등한 가치가 있는 것을 되돌려 주어야 한다. 또 매우 훌륭한 물건이라도 그것과 동일한 가치를 갖는 하나의 물건으로 되돌려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이는 하나가 아닌 그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물건 여러 개로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다만 등가의 선물이 행해지기 전에 시간을 벌기 위해 중간에 선물을 하는 일은 허용된다.

답례로 받은 물건이 등가가 아닐 때, 이것을 받는 사람은 낙담하고 분개하는데, 그렇다고 상대에게 강요하거나 전체적 거래를 종식시킬 수도 없다. 현대인들의 통념에 의하면 사람들이 무언가를 가지고 싶어하는 소유욕과 무언가를 잃어버리거나 양보하거나 하는 것에 대한 혐오는 인간이 부()에 대해 갖는 태도의 기본적인 요소다. 우리는 야만인이 이러한 경제적 원리에 입각해서 관습이나 사회적 구속에 얽매이지 않는 채 경제적 필요와 욕구에만 지배받으며 미개하게 살고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한번 손에 넣은 것은 절대 놓치 않는다는 자본주의의 원리에 예속된 근대인의 관점일 뿐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쿨라의 원주민들도 소유하기를 좋아하고, 잃는 것을 싫어하지만, 쿨라 문화권의 원주민들의 소유욕은 ‘give and take’라는 사회적 규약을 결코 넘어서지 않는다.

쿨라 원주민에게 볼 수 있는 사회적 규약(social code)은 타고난 소유욕을 약화시키지는 않는다. 그들에게 부는 사회적인 지위의 불가결한 부속물로, 소유한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자 개인의 미덕을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쿨라의 원주민에게 어떤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나누기 위한 것으로, 그는 관리자이면서 분배자의 역할을 맡게 된다. 쿨라 문화권에서 유력자임을 나타내는 징후는 부유해서 선심을 쓰는 것으로, 신분이 높을수록 나눔의 의무도 크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유일한 도덕적 잣대는 관대함과 인색함뿐이다. 이러한 잣대는 현실에서 사회적 규약으로 작용해 원주민의 행위를 규제한다. 원주민들은 받은 물건에 대한 등가의 물건을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경우와 가장 많이 선심을 많이 쓰고 싶다는 경쟁심에 자신의 관대함과 상대의 인색함을 비교하며 불만을 가진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서로 싸우거나 상대에게 이익을 얻어내려고 하는 경향이 없는데, 이는 선물은 관대해야한다는 점이 무엇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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