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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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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인류학 에세이] 생각하다

작성자
진진
작성일
2024-12-07 22:57
조회
65

생각하다

 

1. 생각하다 (우주적) 질서에 (내가 부분으로) 개입하는 일이다.

2. 주제문 야생의 사고로 단절된 자연과 문화의 연결을 시도한다.

 

생각은 내가 하는 일이다. 마음속이든 머릿속이든 내 신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그렇다. 너무도 당연해서 연구해볼 만한 주제라고 생각조차 못해봤던 이야기다. 그런데, 마음인류학 세미나에서 읽었던 야생의 사고에서 레비 스트로스는 생각은 내가 아니라 사고체계가 하는 것이라고 한다. 바꾸어 말하면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은 무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사고체계라는 틀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고체계는 어떤 것일까. 사고체계(사고의 틀)는 세상에 한정되어 있는 여러 재료들을 어떻게 조립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구성된다. 이 구조는 사회마다 고유의 형식을 가지고 있으며, 어느 정도 안정화되어 있다. 또한 이 사고체계는 집단의 무의식에 의해 구성되며 절대 중립적이지 않다. 생각을 할 때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구성된 이 사고틀을 도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그는 이를 도구상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어떤 인간도 개체적으로 독립해서 사고할 수 없으며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생각한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모든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가 구성해낸 사고체계로 생각한다. 그렇기에 그 사고체계를 구성한 방식으로 세계가 유지되고 움직인다고 믿으며,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사고체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야생의 사고에서 그가 과학과 토테미즘을 다른 두 사회의 사고체계로 비교하며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그에 의하면 우리가 합리적이고 논증적이라고 믿는 과학이 부분적 사고이며, 반대로 우리가 꾸며낸 거짓이야기하고 치부하는 신화와 미신이라고 믿는 주술이 우주를 구체적으로 포착하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포괄하고 사고다.

 

생각은 왜 할까. 레비스트로스는 생각의 틀, 도구상자, 즉 사고체계에 객관적인 것은 없다고 했다. 반면에 우리는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야 정확하다고, 제대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런 것을 과학적으로 사고한다고 한다. 과학이란 우리가 객관적인 사고의 틀, 사고의 도구상자로 일반적으로 이상적이라고 간주하는 것이다. 레비스트로스는 우리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한다고 믿는 과학적 사고체계가 부분적으로 사고하게 한다고 했다. 그는 자연을 도구상자로 사용하는 토테미즘이 인간을 우주적 차원에서 사고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과학적 사고 세계를 있는 그대로 재현해내 분류체계를 만들고자 한다. 부분적으로 생각한다. 세계가 고정된다. 나는 세계에 바깥에서 영향을 주는 자로 존재하게 된다.

 

야생의 사고 사회의 오랜 관찰과 경험으로부터 도출한 사고체계로 세계에 개입해 들어가고자 한다. 사고체계에 따라 불연속하는 세계를 연결하고자 한다. 전체의 얽힌 관계를 생각한다. 세계가 변화한다. 나는 변화하는 그 세계의 부분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존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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