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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인류학


[블루 머신] 1부 3장 바다의 해부학

작성자
진진
작성일
2025-02-10 17:57
조회
78

 13. 바다의 해부학

 

바다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만, 지역에 따라 고유의 특성을 가진다. 각 바닷물은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엔진을 구성한다.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바다의 해부학적 구조부터 살펴보자.

 

따개비의 기억법

 

따개비종인 켈로니비아 테스투디나리아Chelonibia testusdinaria는 성체가 되면, 붉은바다거북의 등 껍데기 가장자리에 붙어 풍요로운 생활한다. 따개비는 성장하며 탄산염 판 아래쪽을 추가하는데, 자신이 머무른 바닷물을 암시한다. 주변 환경을 흡수한 껍데기의 탄소와 산소는 붉은바다거북이 통과한 물의 수온과 염분의 정보를 알려준다. 이 따개비 하나에도 바닷물들 사이의 차이점이 또렷이 기록되어 있다.

1) 바다는 다양하고 불균일한 특성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 스스로를 빠르게 조정하지는 못한다. 2) 바닷물의 해양 과정에는 바닷물을 분리하고 차이를 만드는 과정과 바닷물을 혼합하고 균일하게 만드는 과정이 있다. 이 두 과정의 균형이 바다의 크고 작은 해부학적 구조를 형성하며, 바다의 어느 지점에서 어떤 현상이 일어날 것이지를 결정한다.

 

바닷물을 분리하고 차이를 만드는 과정

밀도가 높은 바닷물은 아래로 가라앉고, 밀도가 낮은 바닷물은 위로 떠오른다. 이 둘이 섞이려면 에너지가 필요하다. 외부로부터 우가 에너지가 가해지지 않는 한 바다의 분리된 층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이것이 바닷물의 층마다 구성 성분이 다른 이유다. 파도는 여러 방향으로 치지만, 수면 아래 바닷물의 평형은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고 심지어 수평 방향으로 상당히 자유롭게 움직인다.

 

배들을 붙잡는 보이지 않는 손, ‘죽은 물 인간은 자신의 움직임을 통제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바다의 내부가 수면 위 인간에게 예상치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성층화(밀도가 다른 두 층으로 분리)된 바다의 층간에서는 내부파(밀도가 아주 다른 두 개의 유체층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파도)가 발생한다. 특히 바다의 표층 두께가 수 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얇으면 선박이 움직임을 멈출 수 있다. 표층의 두께, 선박의 속도 및 크기의 조합이 임계값이 도달하면 죽은 물현상이 생기는데, 선박 바로 아래쪽에 내부파가 집중되면 배의 이동에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

1893년 프리드쇼프 난센이 탄 선박 프람호는 북극 피오르에서 죽은 물에 갇히는 기이한 경험을 했다. 율리우스력 기원전 3192일 마르쿠스 아그리파가 이끈 옥타비아누스의 해상 함대 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의 연합 함대 사이에서 벌어진 악티움 해전에서, 안토니우스의 전함은 암브라키코스만에서 계획대로 움직이지 못해 패해하고 말았다. 이 두 곳은 눈이 녹아 형성된 민물과 강에서 유입된 민물에 의해 바닷물의 성층화가 일어나는 지역이다.

 

바다의 수평 이동을 추적하는 최악의 발명품 검증되지 않은 기술의 유해성이 인간을 옭아맬 수 있다

토머스 미즐리(1889~1944)의 발명품인 유연휘발유와 프레온가스는 인간의 삶에 빛을 주는 동시에 재앙을 불러일으켰다. 자동차 엔진의 노킹(연료가 비정상적으로 연소하며 발생하는 폭발)을 방지하는 납 휘발유를 발명, 자동차 보급을 활성화시켰지만,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인 납은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환경오염을 일으켰다. 또한 1920년대 냉장고의 냉매로 사용되던 암모니아와 이산화황은 독성물질인데, 미즐리는 이를 대체하는 염화불화탄소(CFC)’를 발명했다. 무색무취에 안정적이고 폭발 위험이 적은 CFC는 냉매뿐 아니라 스프레이와 흡입기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었다. 하지만 다른 물질과 반응하지 않고 분해되지 않는 CFC의 안정성은 큰 단점으로 작용했다. 장기간 분해되지 않고 축적된 CFC는 성층권까지 상승, 오존층의 오존분자를 산소 분자로 분해하며 오존층을 파괴했다.

미즐리가 남긴 재앙 CFC는 심해 바닷물의 순환을 추적하고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대기 중의 CFC는 바다의 표층으로 침투하는데, 바닷물은 이 대기의 지문을 가져간다. 덴마크해협 폭포에서 표층수는 심해로 가라앉는다. 각각의 물 덩어리가 해수면을 떠난 연도는 CFC 지문에 각인된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북대서양 배수구(덴마크 해협 폭포)를 따라 흘러간 바닷물의 수평 이동을 추적할 수 있다. 40년 전 그린란드 근처 해수면을 떠난 바닷물은 남쪽으로 천천히 이동(1cm/s, 1km/day), 지금 1km 떨어진 브라질 해안 어딘가를 흘러가는 중이다.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역추적하다

로버트 발라드 박사는 미 해군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로봇 카메라 아르고Argo를 설계 제작했다. 침몰한 핵 잠수함 ThresherScorpion의 잔해를 조사가 임무였던 발라드는 남는 시간에 타이태닉호를 수색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해군은 타이태닉호 수색으로 가장할 수 있었고, 발라드는 해저 수색이 가능한 장비를 갖춘 선박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는 노르호에서 아르고를 원격조종, 해저로부터 실시간 영상을 전송받았다. 이 탐사로부터 그는 선박이 침몰할 때 크기와 형태가 다른 각 부분들이 바닷물의 저항을 받아 분류된다는 것을 알았다.

큰 물체도 심해로 가라앉을 때는 높은 밀도의 바닷물을 통과하며 각 부분들이 분해된다. 물체가 침몰하는 경로와 위치는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는데, 중력의 작용도 필요하지만 물체도 아래의 물을 밀어내야 한다. 물체의 밀도가 높고 조밀하며 하강 속도가 빠르고, 면적이 넓거나 작으면 천천히 가라앉는다. 또한 모든 물체는 깊이에 관계없이 해류의 영향을 받아 옆으로 밀려난다. 하강 속도가 느릴수록 옆으로 많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가라앉는 현상은 바다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며, 해양 생물이 지금처럼 분포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깊은 바다를 이루는 아주 작은 죽음 심해 바닷물의 영양 성분은 중력에 따른 분류 과정으로 결정되며 누출은 늘 아래쪽으로만 이루어진다

2mm 크기의 요각류 칼라누스 핀마르키쿠스Calanus finmarchicus는 먹이(더 작은 유기체인 단세포생물)를 지저분하게 먹는다. 반쯤 먹힌 단세포생물은 물기둥water column에서 떠다니며 아래쪽으로 아주 천천히 떠내려간다. 더 큰 포식자가 요각류를 먹고 뱉어낸 다리와 더듬이도 바닷물과 중력의 영향을 받아 이동한다. 죽은 유기체는 모두 몇 시간 또는 며칠에 걸쳐 서서히 하강한다. 세균은 이 유기체 잔해를 먹어치우고 영양소(주로 질산염, 인산염, 철분 등)를 물기둥으로 방출해 다른 생물이 재사용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요각류의 배설물과 바다 상층부의 유기물 잔해는 합쳐져 심연으로 천천히 하강한다. 세균은 이 귀중한 먹잇감을 게걸스럽게 삼키고 영양소를 바닷물에 다시 배출한다. 물속으로 배출된 영양소는 더는 가라앉지 못하고 주변 바닷물의 일부가 되어 어둠 속에 갇혀 물이 흐르는 대로 떠돈다.

해수면은 영양소를 대개 보유하는데, 이 영양소가 바다 아래로 계속 천천히 스며들고 있다. 생물학적 물질이 따뜻한 표층에서 누출된 뒤 심해에서 대사되면 그 영양소는 심해에 합류해 표층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이를 생물학적 펌프라고 한다.

 

바닷물을 혼합하고 균일하게 만드는 과정

해양 엔진은 주기적으로 부드럽게 전환되며 정체 상태에 도달하지 않고 작동한다. 중력과 밀도가 바닷물을 분리한다면, 바닷물을 혼합하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유래할까? 이 전환에는 큰 대가가 따른다.

 

분리되고 섞이는 바다

층층이 쌓인 바다에서 가장 큰 역설은 해양 엔진이 에너지와 물질이라는 두 가지 필수 요소를 강제로 분리한다는 점이다. 북태평양 중심부 근처의 바닷물은 순수한 청금석을 연상시킬 만큼 밝은 감청색이다. 밝은 햇빛이 해수면을 비추는데도 영양분이 없어 바닷속이 거의 비어 있다. 하지만 열대성 바람의 영향으로 태평양 상층부가 칠레 해안에서 밀려가면, 차갑고 영양소 풍부한 바닷물이 용승해 태양에너지가 풍부한 상층부로 올라온다. 그 결과 생명의 풍성한 뷔페가 차려진다.

바다를 정체 상태로 두지 않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바닷물을 혼합할 수 있는 거대하고 지속적인 에너지 흐름과 그 에너지를 바다로 공급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다.

 

가로막히는 조류와 내부파

남동쪽에서 북서쪽으로 이어지는 화와이제도는 가장 큰 섬인 하와이섬에서 쿠레 환초까지 약 2,400km에 걸쳐 흩어져 있다. 이 하와이 섬들은 4,500m 해저에서 솟아오른 칼날 모양의 지형으로, 좁고 거대한 산줄기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형은 조수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와이 오아후섬의 동쪽 하나우마만은 늦봄에서 초여름까지 해수면만큼 따뜻한 바닷물과 다른 지역에서 방문한 차가운 바닷물이 번갈아 들며(밀물과 썰물) 채운다. 물에 잠긴 하와이해령 에서 바닷물은 좁은 틈으로 밀려들며 내부파가 형성된다. 밀도가 점진적으로 변하는 바다의 중간 깊이에서 내부파는 수평 이동하는 동시에 위아래로 퍼져나가며 다양한 수심에 걸쳐 존재한다. 이러한 내부파는 무척 거대해 특정 지역에서 해수층을 수백 미터씩 위아래로 밀어내며 하루에 몇 킬로미터씩 수평 이동을 하는데, 하나의 이동을 마치기까지 몇 십 분 또는 몇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하와이해령의 일부는 조류에 장애물로 작용하고, 그로 인해 조수의 방향이 바뀌면 거대한 내부파의 방향도 변화한다. 하나우마만에 주기적으로 차가운 바닷물이 유입되는 원인이 바로 내부파의 방향 변화다. 내부파가 이동하며 해수층을 위아래로 밀면, 하나우마만의 바닥보다 70m아래에 있던 차가운 물이 끌어올려져 하나우마만을 채우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도는 1년 내내 치지만, 수심이 얕은 하나우마만에서 내부파의 영향으로 표층수가 눈에 띄게 따뜻해지는 시기는 봄과 여름뿐이다.

내부파는 해령을 넘거나 산맥에 부딪혀 부서지고, 난류와 섞여 열과 소금이 각각 바다 아래와 위로 이동하도록 돕는다. 또 에너지를 운반하며 깊이 수백 킬로미터 심해로 계속 이동할 수도 있다. 지구와 달의 궤도에서 유래한 내부파 에너지는 지구와 달이 회전하며 추는 춤에 저장된다. 조수가 이동하면서 지구에 마찰을 일으켜 지구 자전운동으로부터 에너지를 빼앗아갈수록 매년 지구 자전 속도는 약 0.017초씩 느려지며 달은 약 4cm씩 멀어진다. 그 결과 지구달 시스템은 에너지를 잃고, 조수의 움직임을 에너지를 공급받는다.

조수의 움직임으로 일어난 바닷물의 흐름은 하와이해령에서 에너지를 잃고, 내부파로 전환된다. 내부파는 해령에 부딪혀 부서지며 에너지를 잃고, 해령 바로 위 바닷물을 혼합하는 데 쓰인다. 내부파는 지속적으로 이동하면서 에너지를 바닷물 혼합 과정에 공급하거나 바다 바깥쪽으로 전달하고, 마침내 먼 대륙붕에서 부서진 끝에 열로 전환된다. 해양 엔진이라는 거대한 규모에서 보면 내부파는 에너지를 빠르게 이동시키는 도구다. 하지만, 바다 전체를 균일하게 섞을 만큼 에너지는 충분하지 않다. 바다는 독특한 패턴을 보일 만큼 분리와 혼합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지구 달 시스템 -> 조수의 움직임 -> 내부파 -> 바닷물 혼합

 

길 잃은 나비고기와 대양 환류

해양 엔진의 패턴은 작동 규모와 시간 단위에 따라 심해와 해수면으로 나뉜다. 심해의 패턴은 그 단위가 수백 년이지만, 해수면의 패턴은 규모가 크고 느린 경우에도 몇 달이나 몇 년에 불과하다. 표층 해류는 해류의 커다란 시스템으로 대양 환류ocean gyre’라고 불리며, 거대 환류가 생성되는 원인은 크게 지구의 자전과 육지의 제약, 두 가지다. 바다에는 주요 대양 환류가 5개 존재한다.(아래 그림 참조)

환류에서 서쪽 해류는 유속이 빠르고 폭이 좁은 띠로 찌그러져, 바닷물을 적도에서 북쪽으로 빠르게 밀어 올린 다음 방향을 튼다. 이를 서안강화 현상이라고 부른다. 북대서양을 흐르는 이 독특한 난류가 멕시코 만류, 북태평양 환류의 강력한 서쪽 경계 해류인 쿠로시오. 하지만 각 환류의 동쪽에서는 상반된 현상이 발생한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회귀하는 해류는 유속이 느리고 폭이 넓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닷물 언덕의 가파른 서쪽 경사면과 완만한 동쪽 경사면이다.

이런 해수면 패턴 중 하나가 나비고기를 나라간셋만으로 데려왔다. 따뜻한 플로리다 바다의 산호초에서 삶을 시작했을 열대 산호초 물고기 나비고기는 강력하고 빠른 멕시코 만류에 휩쓸려 따뜻한 급류를 타고 북쪽으로 이동하게 되었을 것이다. 나라간셋만은 대개 멕시코 만류가 북쪽 차가운 바닷물과 연결되는 지점이다. 그런데 대규모로 돌진하는 멕시코 만류에서 가끔 소규모로 회전하는 따뜻한 물의 섬이 떨어져 나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몇 주 몇 달간 지속되기도 한다. 난수성 소용돌이가 멕시코 만류 외각을 떠도는 동안 그 내부에서 열대 생물이 살 수 있는 것이다.

 

계절풍을 타는 보물선

1415년 명나라 황제 영락제의 궁정에 9,000km 떨어진 케냐의 말리디로부터 신비롭고 이국적인 동물 무리가 도착했다. 명나라의 환관 정화는 비단, 도자기 등의 보물들을 싣고 일곱 번의 긴 항해를 했다. 보물선은 인기 있는 보물들을 방문지에 하사하며 자국의 관대함을 과시했다. 보물을 받은 나라들은 황제에 경의를 표하며 사신을 보내고 조공을 바쳤다. 정화는 먼 거리를 어떻게 이동했을까. 중국에서 지중해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연결을 가능하게 한 것은 계절풍이었다.

앞서 봤듯이 북대서양과 북태평양에는 대양 환류가 생성된다. 하지만 북인도양은 적도와 육지 사이에 회전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환류가 생성되지 않는다. 이곳에서는 계절에 따라 바람 방향이 바뀌는 계절풍으로 인해 해양 엔진이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계절에 따라 바람이 다른 방향으로 부는 이유는 육지와 바다의 온도 차이 때문이다. 육지는 바다보다 빠르게 데워지고 식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육지가 바다보다 뜨거워 바람이 바다에서 육지로 불고, 겨울철에는 육지가 바다보다 차가워 바람이 육지에서 바다로 분다.

하지만 코리올리효과로 인해 해류는 바람 방향의 오른쪽으로 45도 휘어져 이동한다. 따라서 겨울에 해류는 서쪽으로의 항해에 고속도로를 놓고, 여름에는 동쪽으로의 항해에 고속도로를 만든다. 정화의 함대는 계절풍이 놓아주는 해류를 따라 안정적으로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었다. 이집트 문명이 가능했던 것도 여름 계절풍의 영향이다. 상대적으로 차가운 바다에서 육지로 부는 바람에 의해 에티오피아 산맥에는 계절성 폭우가 쏟아지고, 나일강은 범람하며 비옥한 토양을 공급했던 것이다.

 

지구 꼭대기의 수도꼭지

태양에너지가 지구에 도착해 떠나는 과정에서 적도에서는 에너지의 순증가, 극지방에서는 에너지의 순손실이 일어난다. 해양 엔진은 대기의 도움을 받아 적도에서 극지방으로 열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운반하며, 잉여 에너지는 적외선 형태로 우주로 빠져나간다. 이때 구름이 적외선 방출의 속도를 늦추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북극과 남극의 성격은 판이하게 다르다. 남극점은 단단한 육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극해는 남극 대륙을 둥근 고리 형태로 감싸며 태평양과 대서양, 인도양 최남단을 잇고 전 세계의 바다를 연결한다. 반면 북극점은 바다 한가운데에 있으며, 북극해는 비교적 작은 바다로 그린란드, 캐나다, 미국, 러시아, 아이슬란드, 노르웨이에 거의 둘러싸여 있어 다른 바다와 연결되는 길이 좁다.

북극의 얼음 뚜껑은 빛이 해수면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막고, 그 대신 가시광선 에너지를 우주로 다시 내보내는 반사판 역할을 한다. 또한 바람이 물을 직접 떠밀지 못하도록 막기도 한다. 덕분에 북극의 파도는 얼음 조각에 가로막혀 잔잔하고, 바다 표면을 고요하게 유지, 대기와 해양 사이의 기체 전달을 늦춘다. 이처럼 표층수가 쉽게 섞이지 않는 덕분에, 북극해는 밀도 차로 구분되는 얇은 해수층들이 형성된다. 두께가 30m에 불과한 투명한 표층은 여름철 녹은 해빙으로 인해 아래층보다 염분(32)이 상당히 낮은데, 북극 바다의 성층화(바다 표면의 물이 따뜻해져서 밀도가 가벼워지면서 심층부와 층이 분리되는 현상)는 염분의 영향이 지배적이다. 얼음 뚜껑에서 심해로 내려가면, 대서양과 태평양에서 흘러들어온 바닷물이 북극해 분지를 순환하고 다시 대서양으로 흘러간다. 이 중 일부는 얼음이 생성되고 남은 밀도가 가장 높은 바닷물로,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사이의 거대한 수중 폭포로 쏟아지며 전 세계 바다의 대규모 순환을 주도한다.

북극해는 전체 바닷물의 1.3%를 포함, 전체 해양 표면의 3%를 차지할 정도로 작지만, 전 세계 해양 엔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해빙이 얼어붙는 과정에서 전 세계 바다로 흘러가는 차가운 바닷물이 생성되는데, 이는 전 세계 심해의 성질과 해양 엔진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을 결정한다. 둘째, 하얀 얼음은 햇빛을 우주로 반사하며 북극을 비추는 약한 햇빛이 해수면을 직접 데우지 못하도록 막는다. 북극의 얼음 양은 우주로 빠져나가는 에너지의 전반적 흐름을 조절하는 수도꼭지 역할을 한다. 얼음의 양이 늘면 지구는 좀 더 차가워지고, 줄면 지구는 좀 더 뜨거워진다. 이러한 에너지 흐름은 북극 이남 지역의 대기 현상에도 영향을 미치며 북극에서 멀리 떨어진 전 세계 날씨를 변화시킨다. 북극은 매우 복잡한 대양 분지로 전 세계 해양과 대기를 미묘한 방식으로 움켜쥐고 비튼다.

남극해도 영향이 크지만 북극해와는 다르게 동일한 원리가 표현된다. 남극해의 가장 큰 특징은 21,000km에 달하는 남극 순환류다. 남극 대륙은 해빙 공장 역할을 하는 해역으로 둘러싸여 있어, 엄청난 양의 차가운 고밀도 바닷물이 생성되어 심해로 가라앉는다. 그런데 남극 주위 순환 해역은 용승이 발생해 영양소가 풍부한 물이 해수면으로 올라와 수많은 생물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남극 바닷물의 온도가 높거나 낮으면 빙하에서 세계 바다로 유입되는 민물의 흐름이 직접적으로 변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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