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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인류학


[블루 머신] 4장 전달자 5장 표류자

작성자
조재영
작성일
2025-02-17 14:54
조회
54

블루 머신 4장 전달자 5장 표류장

 

1. 전달자

인간은 빛과 소리라는 두 전달자를 통해 세상을 인식한다. 빛으로는 소리를 알 수 없고, 소리로는 빛을 알 수 없듯 전달자는 메시지의 유형을 결정한다. 바다의 전달자는 어떤 유형일까? 바다의 전달자는 바다의 물리적 구조를 따라 이동하면서 그 사이 주위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1-1. 바다와 빛

 

빛이 투과하는 거리는 물의 색에 따라 달라진다.

대기에서 빛은 모든 물체를 균등하게 비추면서 이동하는 과정에 변형되지 않고 모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춘다. 반면 바다에서 빛은 대기와 달리 이동 방향을 쉽게 바꾸거나 세기가 약해지기도 한다.

헬렌 체르스키는 다이버로 친구의 연구 프로젝트를 돕다가 손등이 베여 피를 흘리는 일이 있었다. 이때 바다에 흐르는 자신의 피를 보고 깜짝 놀란다. 피가 빨간 색이 아니라 녹색이었기 때문이다. 빨간색은 빨간색이 아닌 다른 색을 흡수한 뒤 눈으로 빨간색을 반사한 결과다. 햇빛이 바닷물을 투과하며 물 분자와 부딪히는 동안, 물 분자는 에너지를 얻게 되고 그러면서 구부러지고 뒤틀리고 진동하게 된다. 물 분자는 대기보다 빠르게 빛 에너지를 흡수한다.

빛이 투과하는 거리는 물의 색에 따라 달라진다. 바닷물은 빨간색을 가장 빨리 흡수하고 파란색은 깊은 곳까지 도달. 무지개를 이루는 색은 제각기 다른 파장이다. 보라색은 파장은 390nm, 빨간색은 파장이 750nm이다. 파장의 차이는 빛이 전달하는 에너지를 물이 얼마나 쉽게 흡수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적색광 에너지는 매우 빠르게 흡수되어 몇 미터 안에 2/3가 손실, 청색광과 자색광은 100m보다 더 멀리 이동한 후에 흡수된다. 그러나 150m 이하에서는 바다가 모든 색을 흡수, 깜깜한 어둠이 된다.

 

빛이 바다에 침투할 수 있는 깊이 150m

빛이 바다에 침투하여 5m가 지나면 빨간색은 대부분 흡수

빛이 바다에 침투하여 70m가 지나면 파란색마저 흡수

 

헬렌 체르스키가 있던 수심에서는 이미 빨간색과 파란색은 이미 물에 흡수된 상태로 피는 아직 흡수되지 않은 녹색광을 반사한 것이다. 이처럼 바다에서는 사물이 색을 잃는 것이 아니라, 자연광이 바다를 투과하는 거리에 따라 부분적으로 존재하면서 눈에 보이는 색 또한 부분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바다에 빛이 흡수된다고 해서 빛 에너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빛 에너지는 항상 보존되면서 열 에너지로 변환된다.

 

빛의 산란 현상

우리는 보통 물이 파란색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물에는 색이 없다. 물을 조금만 떠서 보면 투명하다. 물의 양이 아주 많을 때만 파란색으로 보인다. 헬렌 체르스키는 그렇다고 이것을 빛이 투과하는 거리에 따라 적색광이 흡수된 것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더 내려가면 결국 모든 색을 흡수해 결국에는 검은색으로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바다는 검은색이 아니라 파란색으로 보인다.

 

빛은 물속에서 이동하는 동안 물 분자와 충돌하여 튕기면서, 일직선이 아니라 지그재그로 움직인다. 바다가 파랗게 보이는 것은 첫째. 적생광을 제외한 빛이 물에 먼저 흡수된다. 둘째, 남아있는 청색광이 바닷속을 지그재그로 다니다가 그 일부가 우리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우리가 물의 색을 볼 수 있는 것은 물 분자 군집의 밀도가 더 높거나 낮은 영역이 있고, 그 영역들을 빛이 통과하면서 물 분자가 빛의 경로를 방해해 발생하는 충돌 현상을 산란현상 이라고 한다. (산란현상: 태양광선이 바다의 물 분자와 부딪히면서 빛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현상)

흑등고래

흑등고래가 자신의 몸길이만큼만 수면 아래로 내려가도 적색과 녹색이 모두 사라지고 흐릿한 파란색만 남는다. 아래로 더 내려가면서 주위가 불투명해지고, 고래 주위에는 작은 물고기 떼, 대형 포식자, 눈에 보이지 않는 해파리 등이 있지만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흑등고래는 이 조건에 적응하며 어두운 환경에서도 잘 보도록 진화해왔다. 고래는 육상 포유류 조상은 처음에 간상세포(어두운 빛 감지)가 풍부했고 두 가지 원추세포(색을 구분)가 있었으나 이 환경에 적응하며 대부분 기능을 상실하고 흑등고래의 경우 시각을 간상세포에만 의존한다. 이제 원추세포가 없으므로 색을 구분하지 못한다. 흑동고래는 먹이를 먹을 때 대개 수심 200m지점에 머무른다.

 

빛은 신호를 보내는 도구다

바다에는 빛은 에너지원이 아닌 신호를 보내는 도구이다. 이때 바다의 산란현상이 도움이 되는데, 빛이 산란되는 덕분에 동물들이 잠재적 빛 신호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에서 장거리 빛 신호는 소용이 없지만 단거리 빛 신호는 매우 유용하다. 바다 생물 76%가 스스로 빛을 생성한다고 추정된다.(생물발광)

 

훔볼트 오징어

젤리 같은 근육 안에 쌀알과 크기와 형태가 비슷한 미세 입자가 수백 개 있다. 각 입자에 루시페린과 루시페레이스라는 두 가지 화학 물질이 있는데 입자 내부 기관이 이 두 가지 물질을 결합하면 밝은 파란색 빛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온다. 이 빛은 외부가 아니라 다시 오징어 내부로 향하고 근육 조직에서 반사된다. 해서 근육 대부분이 파란색으로 빛난다. 특히 독특한 피부 신호를 생성하는 부위가 더 강렬히 빛을 낸다. 이 빛은 피부 무늬를 드러내는 조명 역할을 한다. 진한 색소가 담긴 주머니가 확장되면 밝게 빛나는 근육에 뚜렷한 무늬가 나타나 어둠 속에서도 자신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훔볼트 오징어 무리는 이 메시지를 통대로 행동과 움직임을 조정한다.

 

 

1-2. 바다와 소리

 

바다는 침묵하지 않는다

바다는 분명 침묵하지 않는다. 자체와 인간의 해부학적 구조와 탐사 방식이 바닷속 소리가 우리 귀에 들리지 않도록 막을 뿐이다. 해수면을 경계로 바다 위에서 나는 소리는 바다위로, 바다 아래에서 나는 소리는 바다 아래로 각각 반사되어 바다 위아래는 소리 측면에서 보자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해수면 위 소리는 공기를 타고 이동하지만 공기 중 소리가 해수면에 부딪혀서는 콘크리트 벽에 부딪히는 바로 반사되어 위로 올라간다. 해수면 아래 수중 음파는 물 분자들이 소리의 진행 방향을 따라 앞뒤로 진동하면서 미세하게 압축, 팽창되는 이동 패턴을 가진다. 그런데 이 음파가 올라오다 수면에 도달하면 공기 밀도가 너무 낮아 압력을 전달하지 못해(물 분자들이 밀어낼 물체가 공기 중에 없으므로) 결국 수중 음파는 해수면에 반사, 다시 아래로 내려간다. 물과 공기가 너무 달라 서로에서 침투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인간은 이 경계를 물리적으로 넘나들 수 있다.

사람의 귀는 세부분세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외이는 소리를 모아 머릿속으로 들여보내는 역할을 하고, 머릿속에 들어온 소리를 중이로 전달된다. 중이는 공기로 가득 차 있다. 그런데 이 중이에서 공기 중에 있는 소리를 물속의 소리로 변환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해서 중이를 통과한 소리는 액체 공간인 내이로 전달 가능해지게 된다. 이 내이에서 실체 청각 과정이 일어난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내이를 채우고 있는 액체를 통해 소리를 듣게 된다.

내이의 액체소리를 듣기 위해서 외이와 중이의 단계를 거쳐야하는 것은 필 수 있다. 액체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공기소리를 먼저 통과해야한다. 공기 중에서는 첫째 관문이자 같은 질료인 공기를 가뿐히 통과하지만 바다라는 액체 속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공기와 물은 다르므로, 바다의 액체소리는 인간 귀의 첫째 관문인 공기 공간을 통과하지 못하고 튕겨나간다. 인간이 바다 속에서 소리를 듣지 못하는 이유이다.

다만 조금 들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기는 한데 를 통해서이다. 뼈와 물은 꽤 유사하고 물속에서 두개골과 턱뼈는 물 바로 옆에 있어 두개골과 턱뼈가 중이의 공기 장벽에 차단된 소리에 내부 경로를 제공한다. 공기로 채워진 외이, 중이를 통과하는 대신 턱과 두개골로 직접 이동한 다음 내이로 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듣는 소리를 뒤죽박죽 섞여 있고 웅얼거리며 불분명하다. 그럼에도 바다 속에 소리는 분명 존재한다.

 

해덕대구

수컷 해덕대구는 8자 모양으로 헤엄치며 암컷을 유혹하는 데 이 때 쿵쿵소리를 길게 낸다. 이 노크 소리는 짝짓기 과정을 조정하는 도구로, 물속에서 사방으로 물결을 일으키고 소리 메시지를 전달한다. 수컷 해덕대구가 이 같은 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체내에 특유의 악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보다 밀도가 큰 물체는 가라앉고, 밀도가 작은 물체는 떠오른다. 가라앉거나 떠오르지 않은 채 물 가운데 있으려면 계속 헤엄쳐 제자리를 유지하거나 물과 완벽히 일치하는 밀도를 만들어 내는 방법 밖에는 없다. 경골여류 머리 바로 뒤에 구아닌 결정층에 둘러싸인 주머니 2개가 연결되어 있고, 이 주머니를 부풀려 공기의 양을 조절하며 중성부력을 유지해 밀도를 조절한다. 이 주머니가 부레이다.

해덕대구는 이 부레의 본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소리를 내는 악기로 사용한다. 해덕대구외에도 다양한 어종이 부레를 이용해 소리를 내고, 또 지느러미나 뼈 등 몸의 일부를 문질러 소리는 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물고기를 어떻게 소리를 들을까? 수컷 해덕대구가 소리를 내는 동안 바다는 음파로 가득찬다. 음파는 물 분자를 매개로 전달되는데 암컷 해덕대구 몸에 음파가 도달하면 이 음파는 변할 필요가 없다. 왜냐면 물고기 몸 대부분이 물로 이루어져 음파가 내부로 곧장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서 따로 귀를 갖지 않아도 된다.

 

바다, 소리 고속도로

1991년 제1차걸프전쟁이 시작될 무렵 해양과학자들은 전 세계 바닷물 수온을 한 번에 측정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그 전에 하나의 소리 메시지가 전 세계 바다로 전송될 수 있는지, 그 문제부터 풀어야했다. 그리고 이 실험에서 중요한 것은 소리 메시지 자체가 아니라 소리 메시지가 이동하는 동안 메시지가 바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수신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했다.

허드섬 타당성 실험의 세 가지 토대는 첫째, 지구가 뜨거워진다면 잉여 에너지가 푸른 기계 내부로 유입될 것이라는 것, 둘째 1960년경 수중 폭발 실험을 통해 발견된 것인데, 오스트레일리아 퍼스 인근에서의 폭발 소리가 19,820km 떨어진 지구 반대편 버뮤다 제도에 감지되었다. 이때 시간이 3시간 43분인 것으로 보아 음파가 발생지에서 도착지까지 직선으로 이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과학자들이 알아낸 것이다. 이는 바다 소리 경로를 조정하거나 경우에 따라 그 경로를 여러 개 만들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셋째, 1940년대에 다양한 수온, 수압을 지닌 독특한 해수층이 소리를 가두는 장벽을 형성해 장거리 통신 채널이 만들어 진다는 발견되었다. 저주파 소리도 바다 고속도로를 타고 손실 없이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것이다.

 

수온과 소리의 속도

해저에서는 소리의 속도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는 따뜻한 물에서 소리가 더 빠르게 이동하기 때문이다. 수온이 28인 해수면에서는 소리가 초속 1,542m 이동하지만 수온이 10인 해저에서는 소리가 초속 1,504m로 더 느리게 움직인다. 이는 수온이 변하는 지역에서 소리가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800m 아래에서 소리가 나면 음파의 위쪽이 아래보다 더 빠르게 이동한다. 음파가 수온의 온도변화에 따라 구부러지는 것이다.

 

수압과 소리의 속도

압력도 음속을 변화 시킨다. 바다 깊이 내려갈수록 압력은 더 강해진다. 같은 온도라도 수심 2,000m까지 내려가면 소리는 초속 1,524m로 다시 빨라진다. 이제 상황이 역전되어 음파 아래쪽이 위쪽보다 속도가 더 빨라진다.

 

소파채널(SOFAR): 음속이 최소가 되는 바다 안의 수평층

이처럼 바다는 반사면 없이 소리를 가두어놓는다. 음향 채널의 축은 소리가 가장 느리게 움직이는 특정 수심으로 위쪽 온도가 높은 바다와 아래쪽 압력이 높은 바다 사이에 형성된다. 이 축은 보통 수심 약 1,000m에 있다. 이 채널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대부분 옆으로 이동하면서 좁은 채널에서 빠져 나가지 못하고 축을 반복적으로 가로지르며 오르내린다. 소리를 수평층에 가두면 해저나 해수면에 소리가 흡수되지 않아 신호가 강하게 유지된다.

 

음속이 최소가 되는 바다 안의 수평층이다. 조건에 따라 변하지만 600~1200M 사이에 존재한다. 음파는 온도와 압력에 영향을 받는다. 음파는 해수면과 가까운 곳에서 온도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아래로 굴절된다. 더 아래에서는 압력의 영향으로 위로 굴절된다. 온도가 급격하게 변하는 수온약층에서는 온도가 낮아짐에 따라 음파는 아래로 굴절되지만,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바로 다시 위로 굴절되고 다시 아래로 굴절되는 현상이 이어진다. 또한 음은 세 방향으로 퍼지지 않고 좌우로만 퍼진다. 즉 음파는 음속 최소층으로 끊임없이 굴절하여 소파 채널 안에 갇히게 된다. 소파 채널에서 발생한 소리는 특히 먼 거리를 이동한다.

 

2. 표류자

바다는 원자, 분자, 생물을 전 세계로 실어 나르는 운송 시스템이다. 이 운송 시스템에 실려 있는 승객들, 원자, 분자, 생물들이 그렇다고 마냥 수동적인 것은 아니다.

 

2-1. 플랑크톤

플랑크톤을 연속적으로 채집할 수 있는 장비로, 길이는 1m 가량인 어뢰 같은 모양새이다. 선박에서 바다에 투하한 뒤 10m 수심에서 밧줄로 견인하면서 바다 속을 이동, 내부에 있는 실크필터를 통해 바다를 떠도는 직경 5mm 이상 부유물을 채취한다.

플랑크톤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태양에서 에너지를 수확하는 식물성플랑크톤, 다른 하나는 생물을 먹고 사는 동물성 플랑크톤이다. 유공충과 와편모충류는 동물성에 해당하고 돌말류와 인편모조류 등은 식물성이다. CPR은 플랑크톤 범위 중 큰 쪽에 초점을 맞춘다.

CPR 조사는 바다에서 표류하는 생물의 기본 패턴을 밝히는 데 도움을 줬다. 그중 두드러진 것은 봄철 대증식spring bloom으로 봄이 되어 생식 환경이 좋아짐에 따라 식물플랑크톤이 대량 증가하다가 최대 증식 상태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봄철 대증식은 증식하는 생명체의 범위가 크고 다양하다는 측면에서 흡사 열대우림 같지만 위치가 변하고, 주기가 짧고, 조류를 따라 어디든 이동하고 바다 환경에 따라 며칠만이라도 양상이 변하기도 하고 단기간 국소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플랑크톤이 흔적을 남긴 바다는 물고기, , 대형동물에게 연료를 공급하며 생물 밀집 지역을 형성한다.

바다 승객이 해양 엔진에 고르게 분포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물리적 조건, 에너지와 원료의 가용성이 유리한 지역에서는 무생물 승객이 생물 승객인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전환되면서 바닷물의 화학 특성이 변화한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해류를 타고 표류하면서 바다의 화학적 요소와 해양 엔진의 물리적 요소가 변화함에 따라 증식하거나 사라진다. 이 작은 생물은 고르지 않게 분포된 해안 엔진이 연결하며 다른 생명들이 살아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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