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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인류학


[해양생물 글쓰기] 김의 전달자, 대나무와 조개 껍데기

작성자
오켜니
작성일
2025-03-10 17:47
조회
25

김의 전달자, 대나무와 조개 껍데기

 

해양생물 글쓰기 2번째오켜니

세포들의 군집 형태를 이루는 해조류

 

외국인들은 김, 파래, 미역, , 우뭇가사리, 매생이를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신기하게 본다는데 오히려 우리는 이 맛있는 것을 먹지 않은 그들이 의아스럽다. , 파래, 미역, 매생이 등은 바다 식물(해초류)가 아니라 해조류(조류의 일종)이다. 식물이라 함은 뿌리, 줄기, 잎이 분화되어 물의 흡수와 영양물질의 이동이 분화된 구조를 말한다. 해조류가 한참을 진화해야 해초류가 되는 것이다. 해조류는 광합성을 하는 세포들이 모여있는 군집 형태를 이루며 해조류가 식물로 분류되는 이유는 단지 광합성을 하기 때문이다.

조류는 미세조류와 거대조류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가 즐겨 먹는 해조류는 모두 거대조류에 해당한다. 한여름 강이나 바다에 녹조 현상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가끔 나오는데 이런 녹조 현상을 발생시키는 것이 미세조류들이다. 우리는 미세조류를 건강식품으로 먹기도 한다. 미세조류를 동결건조한 클로렐라 또는 스피루리나 제품을 먹어보거나 홈쇼핑에서 광고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해조류는 색깔에 따라 홍조류인 김, 갈조류인 미역, 녹조류인 파래, 매생이로 구분한다. , 미역, 파래, 매생이는 각각 다른 광합성 색소를 가지고 있다. 녹조류는 적색광을 흡수해서 광합성을 하고, 흡수하지 못하는 색인 녹색을 띈다. 홍조류는 청색광을 흡수해 광합성을 하고, 흡수하지 못하는 색인 홍색을 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해조류의 색은 각 분류군이 주로 함유한 광합성 색소가 어떤 색의 빛을 주로 흡수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녹조류의 주요 광합성 색소인 클로로필 a, b는 적생광과 청색광을 주로 흡수하고 녹색은 잘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녹색을 띠는 것이며, 홍조류는 청색광부터 녹색광까지를 주로 흡수하는 홍조소(phycoerythrin)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핑크색 또는 붉은색을 띠는 것이다. 가장 깊은 수심에서 자라는 것이 홍조류()이고 그 위에 갈조류(미역, )가 자라며 녹조류(파래, 매생이)는 바다 표면에서 자란다.

 

표류하는 포자를 잡아라

 

나는 어린 시절 할머니 댁 완도에서 김 농사를 짓는 모습을 보았다. 지금은 물김이 김 양식장에서 경매를 거쳐 바로 김 공장으로 가는 구조이지만 그때는 겨울 농한기의 논에 짚으로 된 구조물을 세워 바다에서 거둬들인 김을 직접 말리고 포장하였다. 원래 김발은 김밥을 싸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김발은 물김을 종이 형태로 얇고 넓게 펴서 말리는 도구이다. 김발에 흐늘거리는 물김을 일정량씩 붓고, 이후에 물이 빠지면서 김발 위에서 김이 건조되는 것이다. 김 공장에 대한 영상을 보니 지금도 김발을 사용해서 물김을 마른김으로 만들고 있다. 김밥 싸기용 김발의 용도는 나중에 생겼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농사라는 말에는 자연산 해조류를 경작하듯 키워온 우리의 역사가 담겨있다. 우리나라의 선조들은 갯바위에서 자라는 톳과 미역에 물을 주고, 갯딱기(갯바위 딱기)를 해서 해조류가 자라는 토양을 돌보아주었다. 우리나라 최초의 김 양식자인 김여익은 1640년 경 참나무 가지에 걸린 이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대나무를 갯벌에 꽂는 방식으로 광양에서 김을 양식하기 시작했다. 대나무나 나뭇가지는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물 속 어딘가에 표류하고 있는, 김의 포자를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김은 봄에 수정하여 포자(과포자)를 만들고 여름에는 조개 껍데기에서 사상체(김이 여름 동안 지내는 실 모양의 형태)형태로 지낸다. 가을이 되면 조가비를 뚫고 나와 다시 포자 형태(각포자)로 방출되어 눈에 보이는 김으로 자란다. 겨울에는 바로 어른 김으로 성장하는 포자(중성포자)도 있다. 김의 포자가 여름에 사상체 형태로 조개 껍데기에 들어가 있음을 밝힌 사람은 캐서린 드류 베이커(1901-1957)이다. 이 여성학자의 연구 덕분에 김의 대량 양식이 가능해졌다. 일본에서는 매년 그녀를 바다의 어머니로 기리며, 구마모토의 스미요시 신사 안에 기념물을 모시고 있다고 한다.

 

<<<더 쓸 내용>>>

대나무(나뭇가지)와 조개껍데기를 이용한 김 양식 방법

김의 성장에는 바다 수온이 중요, 1-2도의 온도 차이가 김을 썩게 만든다.

 

 

<참고 자료>

1등급 건강식품인 제철 해조류 4총사(헬스조선 기사, 20091223)

해조류 질문 답변(국립수산과학원>국민소통>자유의견방, 2024716)

김은 어떻게 태어나 자랄까요(국립수산과학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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