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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 인류학


[바다 인류] 태평양 공동체를 부활을 위한 항해

작성자
유나
작성일
2025-04-07 14:09
조회
37

2025.04.07/해양인류학/바다 인류(1)/손유나

 

태평양 공동체를 부활을 위한 항해

 

1976년 폴리네시아의 전통 카누 호쿨레아 호가 항해를 시작했다. 폴리네시아 항해협회가 주도한 이 항해의 목적은 별의 위치나 바다와 바람의 움직임, 새의 이동과 주변 섬을 관찰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항해하는 것이다. 하와이섬에서 출발하여 캐롤라인제도를 경유하고 타히티섬이 최종 목적지로 식민지를 겪으며 왜소해진 전통문화와 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당시 폴리네시아에는 전통 항해 기술을 보유한 자가 없었다. 그 때문에 인접한 미크로네시아에서 드물게 전통적인 항해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마우 피아일루의 도움을 받아 항해를 떠날 수 있었다. 첫 항해는 성공적이었고, 그 이후에도 호쿨레아 호는 여러 번 새로운 도전을 이어갔다.

나는 블루 머신에서 호쿨레아 호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가장 최근 소식은 호쿨레아 호가 20234년간의 일정으로 태평양 일주 여행을 떠났다는 소식이었다. 이 항해를 우마나누이아케아라고 명명하고, 36개국 345개 항구를 방문하여 최소 150개의 원주민 영토를 방문하는 계획이라고 소개되고 있었다. 이 기사를 볼 때 작은 이질감을 느꼈지만 당시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에 바다 인류를 읽으며 그 이질감의 정체를 깨달았다. 항해와 관련한 도전에서 내게 익숙한 것은 ‘00 항해 신기록 달성이란 문구였다. 얼마나 먼 거리를 얼마나 빨리 가는가가 주된 관심사였기에 많은 항구에 들러 다양한 원주민을 방문한다는 기사 내용에 의아함을 느낀 것이다.

바다 인류에서 에펠리하우오파가 주장한 말이 소개되고 있다. 그는 태평양 세계의 주민들은 작은 세상에 갇혀 사는 게 아니라 서로 왕래하고 교역하는 대양 공동체이며 광대한 바다에 둘러싸인 섬들(islands in a far sea)가 아니라 섬들로 구성된 바다(a sea of islands)”(41)라고 말했다. 이처럼 호쿨레아 호는 단지 전통 항해 지식과 기술을 되살리겠다는 목적만으로 바다에 나가지 않았다. 호쿨레아 호는 그 이상의 목표, 식민 통치를 겪으면서 제국주의 세력으로 인해 끊어진 네트워크를 다시 연결하고자 했다. 그리고 지금 호쿨레아 호는 대양 공동체를 회복하는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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