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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인류학

두 손으로 도구를 다듬었던 인류의 지혜를 배우자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 나를 있게 한 사람들

작성자
진진
작성일
2024-12-18 18:33
조회
71

나를 있게 한 사람들

 

아마르티아 센의 자서전 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나온다. 인도와 영국, 미국의 여러 지역과 여러 대학을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그의 이력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는 가족과 여러 친척들, 지적인 자극을 주었던 과거의 인물들, 그가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들을 포함해 많은 이들의 이름을 기억하고 책에서 직접 언급하고 있다. 나는 그가 자서전에 많은 사람들의 이름과 그들에 관한 일화나 그들과 나눴던 대화를 할애하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야기는 아버지를 따라 다카에서 버마로, 그 후로는 그의 배움의 방향을 따라 전개된다. 이를 중심으로 자신의 배움과 연구에 영감을 주었던 많은 이들에 대한 이야기 또한 들려준다. 그가 많은 이들에게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도 나는 재밌었다. 그가 만났던 그 많은 사람들에게 대해 그는 이야기하고 평가하면서 부정적인 표현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자신과 견해를 달리하거나 자신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도 상대가 옳다 그르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상대나 자신의 견해가 어떤 토론이나 사건 등을 계기로 달라지게 되었다, 또는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배우거나 교훈을 얻었다처럼 아마르티아 센에게 다른 사람들과의 차이는 배움의 계기로 작동했다.

나는 책을 읽는 동안 그가 사람들과 어떻게 토론하고 대화하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대화의 장에서 배움을 얻고 생각을 펼쳐가는 그가 너무 부러웠다. 그래서 그곳에 투명인간처럼 숨어서 엿듣기만 해도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가 자서전에서 자신을 있게 한 많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을 보면서 나는 그가 상대의 견해에 기본적으로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나와 반대되는 의견에 대한 존중은 상대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나왔을 것이다. 후생 경제학이라는 그의 연구 분야도 그러한 마음에서 출발된 것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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