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인류학 연구실에서는 이렇게 지금 여기의 삶을 완전히 긍정하는 주인공들의 세계를 탐험합니다. 동화 속 주인공들은 정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자신을 만들어갑니다. 주인공의 삶이 어디로 이끌릴지는 아무도 모르고 정해진 것도 없습니다. 어떤 것으로도 규정 지을 수 없는 존재들이 온갖 살 궁리로 복작거리는 숲에서 깔깔 웃고 떠들며 놀다 옵니다. 그리고 돌아온 그 자리에서 지금 여기의 삶에 감사하며 한 걸음 더 낯선 길을 나서봅니다. 필요한 것은 모든 우연을 수용하고 마음껏 상상하는 것 뿐!
동화인류학 연구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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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공간세종>에서 ‘화요인류학’ 시간에 스티븐 마이든의 『빙하 이후』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 책은 제목대로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호모사피엔스의 행적을 추적하고 그때 그 시공간의 전경을 마음속으로 떠올려보는 책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이들은 왜 이렇게 끝도 없이 걷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어지간하면 한 자리에 멈춰 머물 것도 같은데, 이들은 끝도 없이 걷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은 동화 속 주인공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고대인들은 자신을 둘러싼 혹독한 기후변화의 역경을 극복하기 위해 놀라운 용기로 도전합니다. 언제나 극한의 고난과 수많은 난관에 둘러싸여 진퇴양난이지만, 그때마다 놀랍게 즉흥적으로 새로운 조건에 적응하며 지혜를 체득합니다. 고대인들의 삶은 엄청난 고난을 극복하는 한편의 영웅담입니다.
동화 속 주인공들은 선사시대 고대인들처럼 언제나 목적 없는 길을 떠납니다. 나아가는 길이 어디인지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다가올 모든 우연과 필연을 현재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줍니다.
동화의 주 배경은 ‘숲’입니다. 숲은 무엇일까요? 생명이 빽빽이 들어차 어둡고 축축하며, 나지막하고 소란스러운 혼돈의 세계입니다. 하나의 방향으로 질서정연하게 규정지을 수 없는 곳이지요. 그런 의미로 북극의 ‘빙하’도 ‘숲’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날마다 변하는 혹독한 생활조건에 따라 어떤 것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질서가 즉흥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에두아르도 콘의 『숲은 생각한다』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숲이 ‘생각한다’를 ‘관점주의’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인간중심주의를 떠나 숲 생명들의 관점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 숲에 사는 모든 생명은 자기 관점으로 생각하고, 그것이 다양한 관계를 만들고 활기를 불어넣는다.’
하지만 지금 와서야 ‘생각하다(think)’의 어원이 ‘감사하다(thank)’에서 왔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숲이 활기 넘쳤던 이유는 모든 조건에 ‘감사’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와 마주치는 모든 관계가 나를 살게 하고 살리는 것이라는 믿음에 대한 감사입니다. 고대 인류가 멈춤 없이 걸었던 이유는 자기 앞의 모든 조건을 긍정하고 감사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긍정적 수용의 힘이 동화 속 주인공들처럼 고대인들을 끊임없이 걷게 했던 것입니다.
<인문공간세종> 동화인류학 연구실에서는 이렇게 지금 여기의 삶을 완전히 긍정하는 주인공들의 세계를 탐험합니다. 동화 속 주인공들은 정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자신을 만들어갑니다. 주인공의 삶이 어디로 이끌릴지는 아무도 모르고 정해진 것도 없습니다. 어떤 것으로도 규정지을 수 없는 존재들이 온갖 살 궁리로 복작거리는 숲에서 깔깔 웃고 떠들며 놀다 옵니다. 그리고 돌아온 그 자리에서 지금 여기의 삶에 감사하며 한 걸음 더 낯선 길을 나서봅니다. 필요한 것은 모든 우연을 수용하고 마음껏 상상하는 것 뿐!
Exotic landscape(1910) _ by Henri Rouss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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