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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니슬라브 말리노프스키

Bronislaw Kasper Malinowski

[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 제3장 토양의 준비와 파종 발제

작성자
오켜니
작성일
2025-02-18 17:55
조회
35

동화인류학/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3장 발제/25.2.18/최옥현

 

3장 오마라카나의 경작지 : 토양의 준비와 파종

 

<질문>

미리 주문을 걸어둔, 치료된, 주술의 (허브 혼합물, 도끼, 횃불)’의 표현들은 정화작용이나 세속에서 성스러움, 평범에서 비범으로의 전환을 말하고 있는 듯하다. 레이워타에 카일루발로바(1미터 반을 넘지 않는 가느다란 막대기)를 꽂아 터부를 거는 것도 캄코콜라를 세우기 전의 정화의식처럼 보인다. 모든 의례는 의미 부여일뿐인가? 하지만 말리노프스키의 고백처럼 장대를 캄코콜라로 변신시키면서 그곳에서 신비한 느낌을 갖는 것은 왜일까? 인간이 식물과 땅에 공감적 연결을 했기 때문일까? 인간을 비롯한 뭇 생명을 먹여 살리는 자연의 힘이 주술의 벽으로 표현되었기 때문일까?

 

화전 의식

 

대규모의 화전은 그것 자체로 주술 행위이다. 예식의 첫째 날(바카바일라우 예식)에는 주술사와 복사들은 각각의 횃불을 레이워타의 잘려진 덤불에 동시에 갖다 댄다. 경작지 소구획의 덤불에도 모두 불을 붙인다. 바카바일라우에 쓰이는 횃불들은 그것들이 사용되기 서너 달 전인 수확기에 미리 주문을 걸어둔다.

둘째 날(기부비야카 예식)에 주술사는 남아 있는 작은 잡초들과 쌓아놓은 잡동사니를 불태우는 두 번째 화전을 시작한다. 주술사는 치료된 횃불에 불을 붙이고 레이워타에 놓여진 룸룸(막대기들과 잡초들과 나뭇가지의 모음에 아카시아 잎 한 묶음을 넣은 것)에 불을 놓는다.

셋째 날(펠라카우크와(‘개똥이라는 의미))은 타로를 파종하는 의식을 한다. 주술사는 타로 싹의 잘린 면을 자기 얼굴에 대고서 주문을 읊는다. 이 의례에서 사용된 타로는 마을 쪽의 울타리 계단에 인접한 레이워타의 모퉁이에서 파종된다. 이 모퉁이는 경작지들의 주술적 모퉁이이다. 여기서 타로를 개똥이라고 칭하는 것은 나쁜 이름으로 불러서 오히려 그것들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말리노프스키는 추측한다.

넷째 날의 첫 번째 의식(칼리마마타)에서 주술사는 크와나다 덩이줄기에 결정적 행위를 선동하듯이 주문을 큰 소리로 말하고 그것을 파종한다. 넷째 날의 두 번째 의식(비시콜라)에서 주술사는 타로의 싹에 단조로운 목소리로 주문을 건다. 주문이 끝난 뒤 영들의 집(시 브왈라 발로마)이라 불리는 모형 울타리가 있는 모형 오두막을 만든다. 위의 모든 네 가지 의식은 모든 경작지 소구획에서 각각 수행된다.

마법에 걸린(치료된, 미리 주문을 걸어둔) 횃불과 도끼는 다음과 같이 만들어진다. 주술사의 주문을 물건에 가둬두기 위해서는 일종의 저장소(깔개 위에 또 다른 깔개를 덮음으로써 만들어지는 틈, 그리고 묶지 않고 늘어뜨린 잎)를 만들어 주술사의 숨이 그리로 통하게 하고, 또한 주문이 흩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툴라와 캄코콜라

 

화전 예식이 끝나면 코움왈라(땅의 잡동사니를 깨끗하게 치우기)라는 단계가 개시된다. 두 가지 주술적 화전이 끝난 뒤에 땅에 남아 있는 잔가지와 막대기들을 깨끗이 치워야 하며, 이 단계는 덤불돼지와 왈라비로부터 경작지를 보호할 울타리 만들기까지 포함된다. 또한 이 단계에서 트로브리안드 경작지의 고유한 특징을 가진 배열이 만들어진다.

토착민들은 땅 위에 곧은 막대기들을 수평으로 올려놓는 방식으로 경작지를 작은 사각형들로 세분한다. 토착민들은 덤불치기를 할 때 곧고 훌륭한 줄기들을 발견하면 따로 놓아 두웠다가 툴라로 사용한다. 잘 정리된 발레코(경작지 소구획), 즉 돌이나 잡동사니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 검은 흙 위에 툴라가 우아하게 놓여 있는 발레코는 토착민들에게 굉장히 기분 좋은 광경이다. 툴라는 경작지 소구획을 더욱 우아하게 만든다. 경작지 소구획을 사각형으로 나눈 구브와탈라는 가족들에게 생산물을 공평하게 분배하는 역할을 하며, 농사일의 시간 측정이라든지, 구획 별로 파종할 싹을 고르게 배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토착민들은 경작지를 정리해서 그물 같은 사각형들로 뒤덮은 뒤 부분적으로 파종을 진행한다. 그 이후 경작지 통로가 되는 곳에 공동의 울타리 계단을 만들고, 자기 발레코의 바깥 경계에 울타리를 세워 농작물을 야생동물로부터 보호한다.

모든 경작지 소구획에는 모퉁이 네 곳마다 캄코콜라라는 구조물이 각각 세워지는데 토착민들에게 이 구조물은 특별한 미적 가치가 있다. 그들은 캄코콜라를 보면서 기뻐한다. 캄코콜라는 경작지의 주술적 모퉁이에 세워진다. 주술사는 이전의 예식들에서 이 모퉁이에 타로를 심었고, 나중에는 크와나다 얌을 심었다. 그리고 그곳에 영들의 작은 집을 세우고, 대규모의 주술적 화전과 관련된 의식들을 수행한다.

캄코콜라를 세우는 날, 주술사와 복사들은 깊이가 75센티미터에서 1미터에 이르는 구멍을 깊숙이 판다. 그리고 전날 저녁에 마법을 걸어놓은 주술용 혼합물로 수직의 라푸(그 장대는 세워지자마자 이름이 캄코콜라로 바뀐다)를 문질렀다. 그리고 그들은 혼합물의 일부를 구멍 속에 넣은 뒤에 그 장대를 들어 올렸다가 쿵하고 구멍 속에 꽂았으며, 마지막으로 주위에 흙을 채워 넣고 밟는다. 거기에 두 개의 라푸를, 한쪽 끝은 수직으로 세워진 라푸의 갈라진 가지에 기대고 다른 끝은 땅에 기대는 방식으로 서로 직각으로 엇갈리게 놓는다.

주술적 벽으로 둘러싸인 경작지

 

툴라, 카리비시, 그리고 캄코콜라의 모든 체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것들은 발레코를 작은 부분들로 나누고, 흠잡을 데 없는 주술적인 구조물로 둘러싼다. 이 체계에서 수직으로 세워진 장대들은 모두 덩굴의 버팀대 역할을 한다. 따라서 경작지는 단번에 수직적인 차원을 갖추게 되었다. 말리노프스키는 이 주술적인 벽 앞에서 다음과 같은 복잡한 마음을 토로한다.

나조차, 토착민들 스스로가 느끼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이 경작지를 주술적 벽으로 보강했으며, 캄코콜라가 그 벽의 모퉁잇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어법이나 심지어 감정이입은 순전히 주관적인 것일 수 있다. 그렇지만 경작의 심미적인 측면에 대한 토착민들의 태도에는 실제적인 면과 신비적인 면이 흥미롭게 혼합되어 있다. 토착민들은 길고 튼튼한 수직의 막대기들이 가치가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타이투 덩굴이 더 높이, 더 울창하게 자랄수록 땅속의 덩이줄기도 더 풍성하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경험하면서, 그들에게는 높이와 튼튼함 자체에 대한 심미적인 애정이 싹트게 되었다. 그러한 애정은 장대들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일에서 표현된다. 결국 이러한 심미적인 인식은 경작지의 수직적인 체계, 특히 캄코콜라의 높이와 튼튼함이 어린 식물들의 성장을 북돋우게 된다는 신비적인 느낌으로 녹아들게 된다고 나는 확신한다. ”

툴라, 카리비시, 캄코콜라를 단순히 식물의 성장이 도움이 되는 버팀대로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토착민들이 신중히 고르고 힘들게 끌고 온 장대(라푸)에는 애정이 담뿍 담겨 있다. 그들의 애정이 담긴 노고는 더욱 장대를 자랑스러운 것으로, 농작물을 지켜줄 주술적인 벽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토착민들의 예식에 함께 한 말리노프스키는 토착민들처럼 라푸를 캄코콜라로 여기게 된다.

 

<문구 7> 화전의 세 번째 의식

이것은 우리의 개똥입니다, 오 조상의 영들이시여!”

오 싸우는 덤불돼지여, 오 라이보아그의 큰 돌에서 온 덤불돼지여, 오 경작지 말뚝의 덤불돼지여, 오 나쁜 냄새에 이끌리는 덤불돼지여, 오 얼굴이 좁은 덤불돼지여, 오 생김새가 흉측한 덤불돼지여, 오 흉포한 덤불돼지여.“

너희의 귀 속에 너희의 돛이 있노라, 오 덤불돼지여, 너희의 꼬리 속에 방향을 잡는 노가 있노라.”

나는 너희를 뒤에서 찬다, 나는 너희를 재빨리 해치운다. 가버려라. 울라월라로 가라. 너희가 나왔던 곳으로 돌아가라. 그것은 너희 눈을 태우고, 그것은 너희 위장을 뒤집는다.“

문구 8> 화전의 네 번째 의식

확 타올라라, 마을을 향해 불타올라라!

빨리 퍼져라, 덤불을 향해 빨리 움직여라!“

문구 9> 화전의 네 번째 의식 중 파종

거기서 부풀어라, 오 타로여, 거기서 부풀어라, 오 타로여. 여기서 부풀어라, 오 타로여, 여기서 부풀어라, 오 타로여, 오 단단한 타로여. 움직이지 않는 타로가 빠르게 자란다.“

문구 10> 캄코콜라 앞에서 외는 주문

1. “닻을 내리네, 내 경작지가 닻을 내리네,

깊이 뿌리를 내리네, 내 경작지에 깊이 뿌리를 내리네,

투다바의 이름으로 닻을 내리네,

말리타의 이름으로 깊이 뿌리를 내리네,

투다바는 올라갈 것이로다, 그는 높은 단 위에 앉을 것이로다,

나는 무엇을 두드릴 것인가?

나는 단단하게 잡아맨 내 타이투의 밑동을 두드릴 것이네.

그것은 닻을 내릴 것이네.

2. “그것은 닻을 내릴 것이네, 그것은 닻을 내릴 것이네!

내 땅은 닻을 내리네.

내 캄코콜라, 주술적 프리즘은 닻을 내릴 것이네,

내 카바탐, 튼튼한 얌 장대는 닻을 내릴 것이네,

내 카이살루, 갈라진 장대는 닻을 내릴 것이네,

내 캄투야, 덤불치기에서 살아남은 줄기는 닻을 내릴 것이네,

내 카이부디, 큰 얌 장대에 기대어 있는 막대기는 닻을 내릴 것이네,

내 카이누타탈라, 마법에 걸리지 않은 캄코콜라는 닻을 내릴 것이네,

내 툴라, 분할 막대기는 닻을 내릴 것이네,

내 예예이, 작고 가느다란 버팀대는 닻을 내릴 것이네,

내 투쿨룸왈라, 경계선은 닻을 내릴 것이네,

내 카리비시, 경계 삼각형은 닻을 내릴 것이네,

내 탐크왈루마, 가벼운 얌 장대는 닻을 내릴 것이네,

내 카일루발로바, 터부를 거는 막대기는 닻을 내릴 것이네.

내 카이발릴루와, 큰 얌 장대는 닻을 내릴 것이네.“

3. “그것은 닻을 내렸구나, 내 경작지는 닻을 내렸구나,

움직이지 않는 바위 같구나, 내 경작지는.

기반과 같구나, 내 경작지는.

깊이 뿌리내린 돌과 같구나, 내 경작지는.

내 경작지는 닻을 내렸구나, 영원히 닻을 내렸구나.

투두두두····

내 경작지의 주술적인 전조가 북동쪽에서 우르르 울리는구나.“

문구 11> 마법을 걸어놓은 도끼로 캄코콜라 장대를 두드리면서 외는 주문

우리들의 캄코콜라, 우리들의 것, 경작지 주술사의 것. 그것은 강하고 단단하네. 우리들의 카이바바, 우리들의 것, 족장의 것…….“

문구 12> 레리아(해충)가 경작지를 덮치는 것을 막기 위한 액막이

오 나부그와 타이투여,

오 나코야 타이투여,

오 테요우 식물이여,

내 경작지의 배에서 끓어올라라,

내 경작지의 모퉁이에서 계속 끓어올라라.“

 

p315 파종의 선율들은 단순히 타도도우시 타이투(우리는 타이투에서 소리쳐 부른다)라고 묘사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카브와쿠 외침이다.

카브와쿠 이!

울라이 타이투 와코야(그대, 타이투는 산 속에서 싹트네)

와와와와와와……

카브와쿠는 매우 아름다운 선율로 우는 새의 이름이다. 이 문구의 첫째 줄에서 토착민들은 높은 음의 가성으로 모음 이(E)를 노래하다가 내려오면서 새소리를 똑같이 흉내 낸다. “카브와쿠 이……의 외침은 파종이 진행되는 동안 멀리까지 크게 울려퍼진다. 일부 토착민들은 경이로울 정도로 이 새를 똑같이 흉내 낼 수 있어서, 나는 종종 내가 듣고 있는 소리가 예술인지 자연인지 궁금할 정도였다.

 

p316-319 공동의 파종이 끝남을 마을에 알리는 소리

독창 : “칼루페고바야!”

합창 : “요호호호호

독창 : “타푸로푸로, 타바야바요,

타베사베이소, , 베이소,

합창 : “요호호호호

독창 : “누왐, 포로부요. 부요,

합창 : “요호호호호

독창 : “타이투 가예워.”

합창 : “요호호호호

 

독창 : “탐탈라 크와나다 사푸시 오투와가. 타푸로푸로, 타바야바요, 타베 사베소, 베소, .” 합창 : “요호호호호.”

 

독창: “크와이와우 키바리리 보기나이.”

합창 : “요호호호호.”

독창 : “미타가 크와이보그와 불루볼렐라 윔 보미가와가 오워쿨루.”

합창 : “요호호호호.”

 

***트로브리안드 어휘***

 

카보마(경작지 터부)

바투비, 바투비(길을 보여주소서, 길을 보여주소서)

코움왈라(정리)

레이워타(표준 소구획)

발레코(경작지 소구획)

토쿠나보그워 아이구리(그것은 옛날부터 정해져서 내려오는 것입니다, 그것은 전통입니다, 그것은 관습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것에 대해 어떠한 우울라도 없습니다)

우울라(이유, 문자적 토대)

가부(주술적 화전)

툴라(경계 장대들)

구브와탈라(사각형들)

캄코콜라(말리노프스키는 캄코콜라의 모양이 어느 쪽에서 보더라도 삼각형을 띠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캄코콜라를 주술적 프리즘이라고 부르고 있다)

카이바바(캄코콜라 옆에 세운 경사진 막대기)

카리비시(수직의 장대와 그것에 기대어 있는 1~3개의 경사진 막대기, 카이바바로 이루어진다. 주술적 역할은 하지 않는다. 미학적 효과를 내면서 얌 버팀대의 구실을 한다)

라푸(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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