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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니슬라브 말리노프스키

Bronislaw Kasper Malinowski

[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 2월 26일 수업 후기, 고구마와 주술

작성자
오켜니
작성일
2025-03-04 18:02
조회
25

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226일 수업 후기/최옥현

 

고구마와 주술

 

동화인류학 산호섬의 경작지와 주술3번째 수업에서 우리가 집중한 부분은 고구마였다. 트로브리안드인들이 옛날의 몰루(굶주림)에 대해 이야기할 때면 목소리와 안색에서 재난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리노프스키는 전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몰루에 대비해 고구마를 쟁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일단 미래를 위해 무엇이든 쟁이는 것이 우리의 대처법이다. 이 책의 저자인 말리노프스키는 나는 오늘날 고구마가 경제적인 관점에서 볼 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p407)라고 말하는데 트로브리안드인들이 고구마를 흉년 대비 작물로 이용하면 어떨까 하는 마음인 것 같다.

트로브리안드인이 기억하는 몰루의 풍경은 이러하다. 마을 사람들은 피부병에 걸리고 먹을 음식이 전혀 없어서 덤불과 습지와 샘가에서 죽어갔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고기잡이를 하는 이웃 마을에 숨어 있다가 몰래 고기를 잡아오기도 하고 이웃 사람들에게 들켜 살해당하기도 한다. 굶어 죽고 서로가 서로를 죽인다. 기근이 오면 자신과 공동체가 몰락하고 섬 전체가 파괴된다. 유리샘은 몰루를 파국이라 표현하셨다.

이 지역에 들어온 백인들은 토착민들에게 쌀을 공급하고 고구마 경작법을 알려주었다. 백인들과의 공생은 최소한 몰루는 피할 수 있게 해주었다. 고구마는 밭을 관리하지 않아도 타이투보다 훨씬 단단하고 열매가 더 많이 생긴다. 그러나 트로브리안드인들은 고구마를 돼지 사료로 사용하고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축적이 아니라 관계이다. 주술 안에서 공동체의 일원으로 공동체를 유지하며 사는 일이 이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대비이다. 그들에게 식량을 얼마나 저장하였는가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의 기근은 주술사가 불러온 것이다. 주술사는 기근으로 마을 사람들의 게으름과 나태를 꾸짖는다. 이런 생각이 그들이 얼마나 주술에 무게감을 싣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들은 공동체의 긴장감을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백인이 권장하는 고구마는 공동체의 긴장감을 느슨하게 하는 물건이다.

선민샘께서 풍요의 역설, 선의의 악마성에 대해 말씀해주셨다. 백인이 권장하는 풍요를 그대로 받아들였을 때, 백인들처럼 사적 이익을 챙기느라 공동체를 깨뜨렸을 때, 몇몇 개인의 부는 늘어날지 몰라도 그들의 공동체는 부숴지고 그들의 명예심과 정신적 포만감은 어디론가로 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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