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와 켄지] 이상한 여우나라의 초등학교

바라우미 소학교

  해안가에서 자라나는 해당화가 바라우미 들판에서 자란다는 소문을 듣고 확인하기 위해 직접 해당화를 찾으러 나섰다. 하지만 발견하지 못했고, 화산탄을 발견하여 채취한 나는 목이 말라 작은 시냇물을 찾아 나서던 순간 멀리 학교의 종소리와 바람을 타고 온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리를 듣고 이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아 달려갔다. 도착한 곳은 바라우미여유초등학교. 창문과 지붕이 없고 교실사이는 찔레나무로 칸막이가 되어있었다.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학교 견학을 하게 되었다. 여우교장 선생님에게 오후반의 1학년은 수신과 호신, 2학년은 수렵, 3학년은 식품화학을 배운다는 설명을 듣고 수업견학을 하게 된다.

  1학년의 수신과 호신수업에 가니 ‘가장 큰 거짓말은 정직이다.’ 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고, 거짓말은 거짓말을 부르기 때문에 결국 진실에 이르게 되고, 진실에 이르르면 상황이 더 좋아지기 때문에 ‘정직은 가장 좋은 방법’이란 말과 같다고 선생님이 학생에게 설명하며 전통적으로 만들어왔던 여우 덫이 이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여우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인간이 속임수 없이 예전부터 많이 써 오던 바로 그 덫을 놓아둔다면, 여우는 속아넘어 가지 않고 덫임을 알아차려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래서 인간의 정직이 여우가 살아가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되기에 호신과 통하게 되는 것인가? 그러면서 ‘미국제’ 폭스캐처를 소개하며 이런 물건에 일부러 발을 넣어보는 여우는 없을 것이라며 서양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물건(서구 문물)을 비웃는다. 

  2학년의 식품화학 시간을 가니 식품의 영양성분에 대해 설명하고, 닭, 달걀의 우수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하지만 유부는 사라진 음식이라고 설명하고, 최근 유행하는 옥수수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 식품이라며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한다. 영양적으로도 우수한 유부가 쇠퇴하고, 옥수수가 유행하고 있다는 설명에서는 전통적인 식품인 유부 대신 자리를 차지하게 된 근대적 식품을 대표하는 옥수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3학년의 수업시간에서는 수렵에 대해 가르친다. 인간에게 접근하여 양계를 장려하고, 그래서 닭과 병아리가 많이 생겨나면 이를 잡아먹으면 된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여우 선생님의 경험담을 학생들에게 이야기 해 주는데, 주인공 나는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수업견학을 모두 마친 주인공은 이 학교의 교육방침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겠다. 솔직히 모르겠다라고 하며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솔직히 나도 이 동화를 처음 읽고는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는 생각이었다. 주인공이 여우의 세상으로 잠시 들어갔다 나온 판타지 같기도 하고, 물을 찾아 들판을 헤메다가 잠이 들었나? 꿈 속의 이야기 인가도 잠시 생각해 보았다. 다시 읽어보니 미야자와 켄지 자신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통적인 것과 근대적인 것이 함께 존재하면서 점점 근대화의 방향으로 나아가는 세상에서 교사였던 켄지가 학생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전통을 지키고 유지하고 살아라고 해야 할지, 전통을 버리고 근대로 나아가라고 해야 할지, 모순 투성인 현실에 대한 혼란스러운 마음을 표현한 것은 아닐까?  

<더 생각해 보기>

– 강제로 기증한 화산탄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켄지, 혹은 아소농업학교 선생의 정체성?

– 선생님들의 복장, 프록코트, 마 소재의 양복, 모닝코트를 입은 선생님들의 복장이 상징하는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