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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의 더위에도 지지 않는 

[미야자와 겐지 전집 1] 인간과 동물은 다르지 않다

작성자
오월연두
작성일
2024-07-30 17:59
조회
160

<바라우미초등학교>의 여우들, <첼리스트 고슈>에 나오는 동물들, <고양이 사무소>의 고양이들 그리고 <나메토코 산의 곰>의 곰들은 동물이 아니라 마치 인간과 같다. 동화에서 동물이 의인화되어 인간과 말을 하고 인간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지만,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에 나오는 동물들은 전혀 동물이라 생각되지 않고 인간과 다르지 않다. 바라우미 초등학교는 인간들이 다니는 초등학교와 똑같다.’ 교장과 선생님이 있는 것도 학년별로 구분되고, 커리큘럼이 있고 과목도 인간이 배우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세포아풀 덫을 만들어 인간을 넘어뜨리고 심지어 인간을 속여 여우들이 좋아하는 닭을 기르게 하여 닭을 많이 잡아먹겠다는 계획을 학교에서 배우고 그것을 인간 아이에게 설득시키기까지 한다. 인간이 여우보다 지능이 높다고 말할 수 있으지, 동물과 사람을 외모 외에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을지 혼란스럽다.

<첼리스트 고슈>에 나오는 얼룩고양이, 뻐꾸기, 너구리 등은 연주단에 속한 프로 첼로리스트인데 그보다 훨씬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다. 동물들은 절대음감이며 첼로의 특정 소리가 한 박자 늦는 것을 먼저 알아챌 만큼 박자 감각도 고슈보다 뛰어나다. 고슈가 연주한 곡이 훨씬 더 생동감 있고 풍부하게 동물과 인간에게 닿을 수 있도록 동물들은 매일 밤 그의 청자가 되고 합주자가 되어 그의 연주를 조율해준다. 고슈가 첼로로 실제로 호랑이가 고양이를 쫓거나 하는 상황이 일어난 것처럼 고양이가 공포심을 갖게 하기도 하고 아픈 동물들을 치료해주기도 함을 동물들이 고슈에게 알려줌으로써 고슈가 연주가로서 자신감을 갖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물들과 첼로 연주를 통해 교감하면서 고슈는 최고의 연주자가 된다. 동물은 고슈에게 스승이자 동료이자 친구였다.

<나메토코 산의 곰>은 곰이 인간에게 자신의 살과 가죽을 선물해준다고 생각하는 인디언들의 신화를 연상시킨다.  

전체 1

  • 2024-07-31 23:52

    마치 인간과 같다. . 그러므로 인간은 동물과 같다. .